상단영역

본문영역

5일 시장 ‘시설 현대화’ 아닌 상설시장화?

중앙시장과 경쟁체제로 동시 쇠퇴 우려…5일장 특수 사라져 인근 상권 침체될 가능성 있어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8.09.02 23:11
  • 수정 2018.09.02 23:1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도읍 5일장 시설 현대화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완도군은 지난 1일부터 ‘완도5일 전통시장 입점자 모집공고’를 게시하고 6일부터 신청서를 받고 있다. 그런데 완도군이 추진하고 있는 ‘완도읍 5일장 시설 현대화 사업’이 상설시장화를 지향하고 있어 오히려 기존의 완도 5일장 상권을 침체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완도군이 용역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완도 5일 시장 개발 컨셉은 “옛 정취의 활성화된 5일 시장의 모습을 바탕으로 장날이 아닌 날에도 특화형 상설시장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시장의 대표상품인 수산물과 채소, 청과, 야채 노점상을 유입하고, 토속음식 전문점과 청년창업터를 조성해 시장 인근 20~50대 젊은 층은 물론 완도군 관광객 유입을 통한 신개념의 전통시장 창출”이다.

여기에 근린생활형 상설시장 육성과 질서있는 5일 장터 유지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 공간 역할을 하고, 지역특산물 특화시장·관광객 유입가능 전통시장이라는 개방형 특화시장을 지향해 새로운 장보고 전통시장을 구현한다고 설정했다.  

현대는 옛것 자체가 문화상품이 되는 세상이다. 완도 5일장이 그동안 침체돼 시장내부 공동화 및 창고화, 노점상 난립과 무질서, 상인회의 부재, 장옥 관리 문제, 화장실 문제, 어물전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산재해 있었다지만 그것 자체가 시골 5일장의 향수와 정취였다.

기존 5일장 상인 A씨는 “전통을 간직해 온 장거리를 허물고 그 자리에 현대식 상설시장을 건립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일부 주민들은 완도군의 5일장 시설 현대화사업 주민공청회 자리를 참석했다가 떠나기도 했다. 먼저 시설 현대화 사업 찬반부터 주민들에게 물었어야 했었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5일 시장의 상설화도 오히려 인근 상권을 침체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날에 맞춰 몰려든 상인들과 손님들로 북적이며 장사도 잘되는게 5일장의 장점인데 상설화가 되면 장날특수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더구나 가까운 인근거리에 상설시장인 중앙시장이 있는데 동시에 쇠퇴할 가능성도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울진 봉계장이 시설현대화 이후 시장이 상설화되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온 4일, 9일장인 봉계장날의 규모도 절반가까이 줄어 상인들의 시름을 깊게 했던 사례가 있다.<계속>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