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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구호보다는 내실 있는 실천을

[독자 기고]이승창 / 자유기고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7.27 09:33
  • 수정 2018.07.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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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창 / 자유기고가

민선 7기가 닻을 올리고 힘차게 출범했다. 우리 군의 경우는 군수는 연임하고, 군의회는 7명의 군의원이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졌으며, 도의원 2명도 모두 바뀌는 등 인적 구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긍정적인 변화는 군 의원과 도 의원들의 연령층이 지난 민선 6기에 비해 조금은 젊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젊은 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젊다는 것은 그만큼 활기차게 생동감 있게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새로운 출발에 발 맞춰서 군정이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슬로건과 군정방침이 새롭게 공표됐다. 기본적으로 후진국이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슬로건[slogan - 대중의 행동을 조작(操作)하는 선전에 쓰이는 짧은 문구]이나 방침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논외로 한다. 새롭게 발표된 내용과 지난 민선 6기 때 발표된 내용을 살펴보자.

이번에 발표된 민선 7기의 새로운 군정 슬로건은 ‘모두가 잘 사는 희망찬 미래 완도’로 정했고, 5대 군정방침은 ▲미래성장 해양치유 ▲지속가능 지역경제 ▲사람우선 포용복지 ▲생태중심 문화관광 ▲가치보전 청정환경으로 확정했다. 지난 민선 6기의 군정 슬로건은 ‘모두가 행복한 희망완도’였고, 5대 군정방침은 ▲소통의 화합행정 ▲활기찬 지역경제 ▲따뜻한 복지사회 ▲고품격 문화관광 ▲깨끗한 청정환경 등이었다.

내용들을 얼핏 살펴보면 같은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것 같기도 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단어 하나 하나에 담긴 뜻은 어느 하나 버릴 데가 없는 귀한 말들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대로만 실천된다면 우리 지역은 전국의 어느 지역도 부럽지 않은 훌륭한 지역이 될 것은 분명하다.

같은 인물이 군정을 계속 이끌어가게 될텐데 굳이 새로운 군정 슬로건이나 군정방침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4년 전 민선 6기 때 신우철 군수가 취임하면서 발표한 내용들도 단어 하나하나에 깊은 뜻에 담겨있었고, 임기동안 그 내용대로만 제대로 실천했다면 우리는 이미 복 받은 지역에서 행복한 삶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구호[口號, catchphrase]는 어떤 목표를 세워놓고 그 목표를 향함에 있어 ‘달려가는 말에 더욱 더 채찍질을 하는 역할’을 하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에서 깃발을 세워놓고 구성원 모두를 한 방향으로 달려가게 독려하는 것은 획일성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은 구성원 모두가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달려가는 개발독재시대가 아니고 각자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개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군정의 책임자인 군수가 새롭게 출발하면서 군정이 나아가야 할 목표를 세우고 군민을 위해 잘해보겠다고 다짐에 대해 굳이 딴지를 걸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목표나 구호를 그럴싸하게 만들어놓고 정작 실천은 제대로 하지 않거나 끝으로 갈수록 흐지부지하는 우를 되풀이하지 말 것을 기대한다.

대박을 터뜨렸던 ‘처음처럼’이란 광고의 카피가 떠오른다. 민선 7기의 완도 군정이 군수를 중심으로 구성원 모두의 힘을 합쳐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게 마무리하는 자세로 군정을 펼쳐서 군민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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