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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 차를 시음하다!(차의 맛과 향)[무릉다원, 은선동의 차 문화 산책 - 18]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완도신문 | 승인 2018.06.09 20:43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기다리고 기다려 왔던 햇 차를 마셨다. 만드는 과정에 맛보는 시음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완성하였다는 마음이 평온과 안도감을 가져다준다. 완벽의 완성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정성을 다했다는 노력의 완성이다. 이 한 잔의 차를 마시고 심신 간 평온함을 얻을 차 인연들을 생각하니 더욱 더 그렇다.

하늘의 정성 천기(天氣)! 땅의 정성 지기(地氣)! 그리고 이러한 천기와 지기의 지극한 정성과 때에 맞는 순리의 도를 본받아 다듬고 관리하는 재배에서 따고 만드는 일련의 전 과정에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이름 없는 산골 차 농부의 지극한 정성심! 이러한 모든 과정의 꽃은 바로 찻 자리에서 차를 마시는 순간이며, 차를 우려내는 차인의 정성 가득 어린 손길이다. 즉 차의 오롯한 완성이 비로소 이루어지는 순간인 것이다.

특히 햇 차를 마시는 경우는 남다른 감정이 더하다 할 수 있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과 차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차를 통해 얻게 되는 평온함과 여유로움이 가져다주는 즐거움과 행복! 이는 그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잊을 수 없고 오히려 보다 적극적으로 즐기고 싶어진다. 이때 만나게 되는 햇 차 한 잔이 가져다주는 것은, 실은 가슴 벅찬 감동 깊은 일이기도 하다.

“맑고 투명하고 선도 높은, 쌉쌀하면서도 감미롭고 부드러운 감칠맛이 풍부한 작설의 기운이 단전에서 백회까지 뚫고 몰아쳐 올라오는 깊은 강인함이 은은하게 배어나는 청심향(淸心香, 녹차)의 맛과 향! 몸 기운도 따뜻해지고 편안해 진다.” 햇 차를 마시며 느끼는 감평이다.

그렇다! 종종 차를 마시고 차의 맛과 향에 대하여 품평을 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음, 맛있다. 맛없다. 괜찮다. 특이하다. 좋다. 좀 이상하다.’ 등등이라고 표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매우 추상적이고 성의 없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맛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몸에 집중해 보자. 먼저 눈, 즉 색과 빛으로 느껴보자. 단순히 녹색이다가 아니라, 연푸른 녹색, 비취색, 그리고 맑고 밝고 탁하고 어둡고 거칠고 윤이 나고 따스하고 차갑고 등이다. 다음은 코. 신선하고 맑은 향, 채소, 과일, 꽃 향 등과 풋풋함, 잘 익고 설익은, 비릿한, 구수한 등이다. 그리고 입은, 아리다, 쓰다, 비릿하다, 느끼하다, 감칠나다, 부드럽다, 옥조인다, 목넘김 상태 등이다.

마지막으로 몸과 기운. 즉 몸 반응의 편안한, 불쾌한, 트림, 거북함, 배가 아픔, 결국 설사 유발, 상기, 발열상태 등 몸기운의 다양한 느낌들이 있다. 단, 맛과 향을 알아차리는데 장애요인들이 있다. 흡연, 음주, 강한 휘발성 음식과 단음식, 기름진 음식, 항생제와 한약 복용, 진한 화장과 향수, 립스틱 등의 경우이다. 그러므로 이것만 유의하고 자기 안에 일어나는 다양한 감각들에 집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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