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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곧 기회”전복산업 위기 극복전도사 ‘김일’

[이 사람]완도군청 전복소비촉진본부 김일 계장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8.06.03 10:16
  • 수정 2018.06.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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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 / 완도군청 전복소비촉진본부


완도전복산업은 약 3,000여 어가가 전복양식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치패생산과 미역, 다시마 등 먹이 종자생산자 및 공급자 그리고 가공·유통업 등 관련 산업 종사 가족들까지 포함한다면 10,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년간 7천억원 정도의 경제유발 효과를 내고 있으며, 군민의 20% 정도가 전복산업에 매달려 있는 셈이라 지역경제의 근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전복산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상 조짐을 보이더니 올초 2월 설 명절 이후 가격이 폭락해 생산어민들의 시름이 이만저만 아니다. 어느 섬 마을에선 어려운 상황을 견디다 못해 야반도주를 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행정도 가만히 있을 처지가 아니라 지난달 27일부터 생산어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소비촉진대책본부까지 구성하고 전복 소비촉진 특별할인 판매 행사(이하 전복소비촉진 행사)를 한달여 동안 한시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전복소비촉진행사는 이번달 25일까지 1,227t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행사를 두고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뜨겁다. 한편에선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 공직자들이 할 일을 했다는 옹호와 한편에선 기존 유통시장을 붕괴시키고 전복유통들만 돈 벌어 줬다면서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미래를 포기했다는 비판으로 엇갈린 반응이다.

논란에 중심에 선 완도군 전복소비촉진대책본부 김일 계장은 “지역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복산업의 붕괴는 도미노처럼 완도경제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발벗고 나서 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전복 소비촉진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판촉행사를 처음에 시작할 때 이게 미봉책이고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냐 비판도 있었지만 행사하고 보름 정도 지났는데 700t 정도, 한달 정도 되니까 1,200t을 넘게 팔았다. 이 정도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려운 생산어가들에게 약간의 숨통을 틀 효과는 있을 거라고 본다”며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전복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취지의 글을 지역언론에 기고했다. 행정으로 쏟아지는 책임론을 인정하면서도 각 전복산업 분야의 불만과 문제의식을 담아내는 글로 눈길을 끌었다. 무사안일, 복지부동의 공무원이 발표하는 글 치고는 그의 태도와 자세가 솔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언젠간 한번은 홍역을 치러야 할 전복산업의 위기, 그때가 지금인 것 같다. 반성과 함께 각 분야별로 뼈를 깎는 고통이 있어야 한다. 행정은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행정을 펼쳐야 하고, 종묘업체는 단가 재조정에 협조해야 하며, 생산자들은 적정량 입식과 시설량을 다시 조절해야 하고, 유통은 거래 사이즈 단계축소와 마진을 재조정하는 등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데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남의 일처럼 하늘만 쳐다본다면 내년에는 쓰나미가 될 수 있다”

그는 어려운 생산어민들을 위해 전복산업의 각 분야가 이제는 고통분담을 함께 해야 된다면서도 생산어민들에게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생산어민들이 무너지면 종묘, 유통, 가공, 수출 등 다른 전복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상생하기 위해서 모든 전복 관련자들이 고통분담을 해야 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어민들도 행정의 지도에 잘 따라줘야 한다고.

“항간에 완도군이 전복 산업을 무방비하게 대처했다 그런 여론도 있다. 사실은 2014년까지 전복 폐사량이 심한 걸 알고 2015년부터 이동군수실 통해 전복산업이 어떻게 가야 될 것인지 대안을 제시했다. 어장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한줄 피우기 해야 되고 먹이 적정량 줘야 되고 종패도 많이 넣지 않아야 된다고 지도했다. 면허 면적도 통제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단 2Ha만 면허가 승인됐다”

전복이 과잉생산돼 가격이 하락하고 어려움을 겪는 생산어민들을 위해 정부 수매가 절실한데 정부 수산물 비축대상 품목에 전복이 제외돼 있는 것도 그에겐 아쉬움이 크다.

“계절에 따라 변동이 심한 것들은 정부가 많이 날 때는 사서 가격을 조정해 주고 안날 때는 풀어서 하는데 계획생산이 가능한 양식품목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해양수산부에 문의해 보니 전복은 계획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품목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정부에서 볼 때는 과잉생산이다. 생산어민들이 스스로 충분히 계획 생산해 수급조절할 수 있음에도 욕심 때문에 생산시설을 늘리고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복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지금 전복 위기는 생산자들만의 몫은 아니다. 이번 기회 통해서 종묘도 유통도 생산자도 다같이 반성해야 된다. 전복산업은 지속가능한 사업이다. 과잉생산 되지 않게 양식해서 단가만 조절이 된다면 충분이 가능성이 있다. 위기는 위기와 기회의 합성어라고 하더라. 위기가 곧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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