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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그리고 마을공동체의 소멸

[독자 기고]김경석 / 완도군학원연합회 회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5.13 09:46
  • 수정 2018.05.1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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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석 / 완도군학원연합회 회장

1년 전인 작년 6월의 통계자료를 보니 우리 지역 완도의 인구가 약 52,000여명 이고 25,000여 세대수로 나누면 가구당 약 2.04 명으로 나와 있다. 즉 한 집 당 평균 인원수가 간신히 2명 꼴 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혹 2명 이하로 떨어졌는지도 모른다. 주소만 완도로 두고 외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을 감안한다면 실제 생활하고 있는 주민 수는 5만명 이하일지도 모른다.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미 인구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들어오는 학생 수가 줄어들다 보니 모든 것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다. 대형 학원은 약화되었지만 공부방이나 과외의 증가로 치열한 경쟁 속에  소수의 학생으로 반을 편성 운영하게 되고 이는 학원수강료의 상승을 불러와 학부모들의 부담만 점차 가중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9세 가임여성 인구 비중'과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 간 상대비가 0.5 이하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한다. 전국 77개 지자체가 여기에 포함됐다. 물론 우리 완도도 예외가 아니다. 젊은 층이 도시로 빠져나간 뒤 되돌아오지 않는 데 반해, 촌로(村老)들이 하나 둘씩 자연사하면서 마을 공동화 현상은 점점 심화될 것이다. 추가적인 인구 유입이 없으면 이들 소멸위험 지역은 머지않아 통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이대로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가? 정부와 각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 중이지만 확실한 방법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 완도는 어떠한가? 수산양식업의 활성화로 일부 젊은 층이 유입되었다고 하나 한계가 분명 있다, 즉 양식업 자체의 특성상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어 대부분 가족 중심으로 경영이 이루어지고 추가로 필요한 노동력의 대부분은 잠시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어촌을 끼고 있는 마을은 그런대로 생기가 돌지만 그렇지 않은 마을은 심각하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두려움이 앞선다,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마을이 여기저기 생겨날 지 모른다.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젊은이가 없는데 자녀 출산 시 지원금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전혀 효과가 없다고 하는 말은 아니다. 다만 지금 상황을 놓고 보면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며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해선 또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을 붙잡아 둘 수 없는 상태에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령 마을공동체 재생작업과 마을 관습의 완화 그리고 문호의 개방이다.
대도시의 유입 인구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지금의 시골마을의 모습을 대대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마을마다 고유의 자원을 잘 보존하고 활용하여 스토리가 있는 거리를 꾸민다면 자연스레 탐방객들의 발길을 끌 수 있다.

또한 마을 회관에서 남녀 어르신들이 자주 모여서 식사도 함께 하고 흥겨운 놀이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외부의 도움을 받아 운영해보면 좋겠다.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는 측면에서는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들을 발굴 및 교육,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도 귀촌하는 외지인들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좀 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환대가 절실하다. 비민주적이고 불합리한 마을 관습에 얽매여 그런 기준으로 대한다면 어느 누가 선뜻 시골로 내려와 남은 여생을 보낼려고 하겠는가?

청정바다 수도 완도, 건강의 섬 완도, 자손대대로 물려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인구 문제 결코 남의 애기만은 아니다.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고민하며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지금 현재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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