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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셋이 하나가 되는 '일진삼합'

[완도읍 특집] 3. 완도읍 맛집 '일진식당'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4.07 18:06
  • 수정 2018.04.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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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살고 있기 때문인지 육식보다는 해산물을 재료로 하는 음식을 더 즐기는 편이다. 회를 유달리 좋아하기는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탓에 자주 찾을 수는 없는 것이 늘 아쉽기만 하다. 가끔 외식할 기회가 생기면 값이 싸고 맛있는 해산물 음식을 자주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이를 충족시켜줄 식당을 찾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생선회 뿐만 아니라 해물탕 해물찜 생선구이 해물바비큐 등 다양한 메뉴의 해산물 음식을 종류별로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들이 있어, 각자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본다.

이웃 장흥에 가면 쇠고기 + 표고버섯 + 키조개가 조합을 이룬 ‘장흥삼합’이 있어 지역의 특색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동네에도 해산물 취급하는 많은 식당 중에서 횟집이면서 횟집이 아닌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메뉴로 손님의 발길을 끌고 있는 식당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붕장어 + 키조개 + 돼지고기 생삼겹살이 조합을 이룬 ‘일진삼합’이 식당의 대표적인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일진삼합’의 각 재료는 나름대로 영양분이 풍부하고 식감이 좋아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돼지고기는 널리 알려져 있는 우리 국민들의 인기 식재료임으로 따로 소개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붕장어와 키조개의 특성과 효능을 알아봤다.

붕장어는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해대리(海大鱺)’라고 불렸는데, ‘눈이 크고 배 안이 묵색(墨色)으로 맛이 좋다'고 기록하고 있다. 붕장어는 여름이 제철이지만 연중 맛의 차이가 별로 없어 사계절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붕장어에는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함유하고 있고 EPA[불포화 지방산(오메가 3 지방산)]와 DHA[고도 불포화지방산의 일종]가 풍부하다. 또 비타민 A가 다량으로 들어있어 시력 향상 및 야맹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키조개는‘샤브샤브 꼬치 구이 무침 회 초밥 전 죽 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되며, 특히 후폐각근을 조개관자[貝柱]라 하여 특히 인기가 좋다. 봄에 채취된 것이 가장 맛이 좋은 키조개는 ‘단백질이 많은 저칼로리 식품으로,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이 많아 동맥경화와 빈혈 예방에 좋다’고 소개되고 있다. 
 

세 가지의 다른 재료를 함께 불판에 올려 구워먹는 재미와 맛은 나에게는 딱 맞는 음식으로, 지인들과 함께 가끔씩 찾아 ‘일진삼합’을 안주로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재미가 쏠쏠하다. 먼저 상에 차려지는 기본 반찬들도 먹을만하지만, 특히 눈길을 잡아당기는 것은 ‘일진삼합’을 다 먹고나서 마지막으로 밥을 주문하면 밑반찬들과 함께 나오는 ‘장어뼈국’이다.

‘장어뼈국’이 진하게 우려진 깊은 맛이 나는데, 여주인에게 조리방법을 물어보니 “손질하고 남은 붕장어의 머리 부분과 뼈를 주방에 유달리 커다란 두 개의 용기에서 가스 불을 끄지않고 계속해서 끓인다”고 살며시 귀뜸해 준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특색 있는 식재료들이 멋진 콜라보를 이루는 ‘일진삼합’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의 이름은 ‘일진식당’[☎061-554-5850]이다. ‘일진삼합’이 탄생한 것은 20여년 전으로 식당을 찾은 주당들의 욕구를 해결해주기 위해 궁리한 끝에 개발했다고 한다, 김일승(59) 씨와 노명옥(57) 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의 위치는 주사랑교회에서 학림아파트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는데, 식당을 운영한지는 40년이 넘었단다.

계절이 바뀌면서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음식을 찾아 입맛을 되찾고 싶다면 한 번쯤은 이 식당을 찾아 ‘일진삼합’의 오묘한 맛을 즐겨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이승창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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