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군민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는가

[완도 시론]배철지 / 시인. 향토사학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4.07 18:03
  • 수정 2018.04.07 18:0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철지 / 시인. 향토사학자

올해 초에 완도를 강타한 큰 사건은 한전에서 제주도로 전력을 보내기 위하여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변환소와 여기에 전기를 공급하는 154,000볼트의 고압 송전탑 건설 계획이 표면화된 것이다. 이 계획의 큰 얼개는 “중앙정부의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 의한 여러 전력 사업 중 제주도의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하여 제주도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사업을 하기 위하여 남해안의 여러 군(郡)중에서 완도가 선정 되었으며 한전에서는 2016년 12월에 변환소 입지 및 송전선로 경과지 선정 용역 발주를 했고, 2017년 2~3월에 완도의 각 기관 단체에 사전 사업설명회를 했으며, 입지 선정위원회 구성을 위한 협의를 하고 2017년 4월초에 입지 선정위원회 착수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시작해서 2017년 12월 7일에 입지 확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완도읍 가용리에 확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주민설명회만 거치고 이를 근거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승인을 받으면 절차가 끝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작 완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끼치는 폐해가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전기 사업을 완도신문의 모 기자가 취재하여 알리기 전까지는 완도군의 관계자와 완도군의회와 입지 선정위원회 위원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몰랐다. 심지어 완도읍 가용리에 장소가 확정 되었음에도 가용리 주민들도 이를 몰랐다. 또 한 완도군으로 저 사업이 선정된 것이 어떤 이유에서 인지도 몰랐다. 나아가 입지선정 위원들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가렸는지도 몰랐고, 그 사람들에게 누가 완도의 대표성을 주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입지를 정했는지도 몰랐다.

이렇게 다들 몰랐다는 것은 이런 큰일을 밀실에서 쉬쉬하면서 처리했다는 것이니 여기에 투명성은 아예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청정바다의 수도라는 이 땅에 저 고압선이 지나가면 주위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여러 사람들의 재산권 하락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다른 지역의 고압선이 지나가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자파 맞고 자란 식물이라고 잘 팔리지도 않는다는데 완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가공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농공단지로부터 가까이는 300미터 멀리는 800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장소에 고압송전탑이 들어서면 어떤 영향이 미칠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하지 않고 처리했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사안이 이렇고 보니 저 여러 명의 관계자들에게 “완도군민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라는 심각한 의문이 든다. 늘 입버릇처럼 군민을 위한다면서 정작 군민들을 생각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안중에도 없이 일처리를 했으니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니 완도군민은 대체 누구를 믿어야 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기초자치단체인 완도군은 중앙정부의 업무를 대행하기도 하지만 완도군민들의 이익에 심각한 위해를 주지 못하게 하여 주객이 전도되거나 본말이 뒤바뀌지 않도록 제어해야만 하는 기능도 해야만 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전원개발촉진법이라는 무기를 들고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한전의 입김대로 사업을 진행해서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다면 결국에는 매우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소중한 곳간을 열어주고 귀한 재산을 탕진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도군과 완도군 의회는 지금이라도 완도군민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지나온 사안에 대한 명확한 본말의 밝히는 일이 우선이다. 다음에는 구호에 그치는 말만을 하지 말고 직접 나서야만 한다. 완도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저 경관이 수려한 완도에 살고 있는 죄밖에 없기 때문에 그 죄 없는 완도 사람을 위해서라도 더욱 나서야한다. 지금도 한전에서는 선정한 입지의 백지화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지방선거 때까지 잠시 사업을 중단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일은 끝난 게 아니고 여전히 진행형이라서 더더욱 그러하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