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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글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독자 기고]마광남 / 향토사학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3.23 16:34
  • 수정 2018.03.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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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남 / 향토사학자

소위 많이 배웠다는 식자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우리글은 과학적이고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한다. 그분들의 말에 진심이 담겨 있을까? 혹 자신들의 권익을 챙기기 위해 하는 말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배움이 부족한 사람들의 말엔 진심어림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교육을 받으신 분들의 말엔 위선과 가식, 사탕발림이 있다고 생각되지만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다문화 가정을 포함해 우리글을 모르는 사람이 대략 200만여 명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많은 예산을 책정하여 이 분들에게 우리글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일을 하면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질적인 타국의 말을 날이면 날마다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도 정부와 언론이 즉, 식자층에서 그 일을 선도하는 등 도맡아서 하고 있다. 언젠가 뉴스에서 들은 기억이 난다. 말은 있으나 글이 없어 말을 글자로 나타낼 수가 없는 안타까운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의 세계 어느 나라의 글자로도 적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오직 우리 한글로만 적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 자랑이 거짓과 위선은 아니었는가 묻고 싶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글자였다면 잘 다듬어서 전 세계인들이 우리글을 경쟁적으로 배우려고 하게 만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 선두에 한글학회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리석은 필자가 보기엔 현재의 한글학회는 이권에 함몰되었고, 무용의 단체로 전락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픈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 언론과 정부에서는 한글학회를 왜 저렇게 방치하는가? 한글이 말살 당했던 일제 36년이 모자라서 그렇단 말인가? 다시 식민화가 되어 치욕을 당해 봐야 정신을 차리겠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설마하니 많은 외래어에 능통한 식자층임을 자랑하고 싶은가? 아마도 이런 사람들은 세계화 운운으로 초점을 흐릴 것이다. 왜 우리가 꼭 세계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세계가 우리 속으로 들어오게 하면 안 된단 말인가. 언젠가 어느 정치인이 노인 비하발언을 했다고 뭇 메를 맞은 일이 있다. 그런데 노인들에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글을 가르친 후, 곧바로 문맹자로 만드는 것이 온당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또 하나의 걱정은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투표매수가 너무 많을 경우, 노인들이 그것을 쉽게 구분하여 투표할 수 있을까 라고 걱정을 한단다. TV의 자막이나 신문에 외래어를 우리글로 쓰므로 읽기는 하지만, 그 뜻을 알 수 없어서 하는 말이다. 요즘 들어 한글학회가 있기는 하는 것인지 몹시 궁금해진다. 한글날 말고는 한글학회의 이름과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많이 배워 유식하다고 자칭하는 사람들께서 하는 말씀이, 이제 막 우리글을 배운 노인들이나 초등생의 말보다 못한 상식이하의 막말들을 쏟아내고 있으니 한심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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