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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동의 따뜻한 차 이야기를 시작하며

무릉다원, 은선동의 茶 文化 산책 - 1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1.13 10:07
  • 수정 2018.01.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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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청해진다원 김우영 교무

 은선동(隱仙洞), 풍광이 아름다워 신선이 숨어산다는 옛 지명을 가진 완도의 무릉다원, 청해진다원은 언제나 맑고 향기로운 차의 향으로 가득합니다. 이 한 잔의 차를 앞에 두고, 이 글을 대하는 모든 분들의 만사형통과 여의순성 하시길 두 손 모아 축원 올리며, 무술년 새해 벽두부터 차(茶)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 잔의 차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한 잔의 차는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합니다. 한 잔의 차 속에 무한한 역사가 있고, 한 잔의 차 속에 맑고 아름다운 향기가 있습니다. 이 땅에 차 문화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차를 즐기는 이들은 행복을 느낍니다.

차 한 잔이 가진 의미가 차를 벗처럼 가까이 두고 홀로 즐기는 몇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다시 생각해 봅니다. 약 5천여년의 역사를 가진 음다문화는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하였고, 그 오랜 세월 동안 우리 곁에 있었음에도 생소하고 멀게만 느껴져 오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는 일제의 강점과 전쟁이라는 비극이 가져다 준 시대적 아픔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 어려운 역경을 딛고 오히려 세계속에 우뚝 서는 민족의 저력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옛 선인들의 정신문화와 현대적 생활문화의 안정과 조화속에 차문화가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차는 단순한 기호음료가 아닙니다. 고대에는 약용으로 마셔왔던 것이 이제는 기호음료로 널리 음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차를 즐겨 마신 이유를 건강에 이롭고, 사색공간을 넓혀주어 마음의 눈을 뜨게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롭게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목을 축이는 정도의 음료만으로도 차가 갖는 다양한 효능으로 인해 크게 유용하지만, 우리 선조들께서는 법도에 맞는 차생활을 통해 고요하고 지극한 정신적 경지를 향유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차를 정신문화의 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수준높은 우리 차문화의 원류를 당나라에서 가져온 김대렴공의 차씨를 그 효시로 삼고 있으나, 그 때가 완도의 역사적 인물인 장보고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게 되는 828년과 같은 해인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당과 신라에서 이러한 차문화가 크게 확산되어 있었으며, 이보다 약50여년 앞서 당나라에 크게 유행되었던 차문화를 체계적으로 바르게 정리한 육우의『다경(780년경)』이 완성된 시점을 놓고 보면, 그 시기의 당위성이 조금은 맞지 않아 보입니다. 본인의 견해는 차문화의 도래설 보다 역사적 동시성에 근거한 자생설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장보고대사와 함께 병행하여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와같이 유구한 역사성을 갖는 맑고 향기로운 차의 세계가 우리 완도와도 매우 밀접한 인연이 있을 것이라 여기고, 21세기 새로운 차문화의 세계를 완도차밭 청해진다원에서 그 시작을 조용히 열고자 합니다.

지역 차문화의 선도적 역할을 함께하실 동지들을 기다리며, 맑고 향기로운 차 한 잔을 위대한 장보고대사와 그 후예들 앞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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