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완도수목원 난대숲의 특별한 가을

[완도 시론]오득실 / 전라남도 완도수목원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11.08 09:32
  • 수정 2017.11.08 09:3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득실 / 전라남도 완도수목원장

가을이라는 계절은 모든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붉게 물든 단풍만큼이나 우리들의 마음 또한 붉게 물들여주기 때문이다. 웬지 가을이 되면 떨어지는 낙엽이 처량해 보이고 낙엽속에 불현듯 나의 모습도 함께 외롭게 느껴진다. 이러한 날에는 바람결에 나 뒹구는 낙엽을 보면서 ‘잊혀진 계절’이라든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외롭고 쓸쓸한 음악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일까? 대부분의 가을철 행락객들은 이러한 ‘고독’ 심리를 훌훌 털어버리고자 설악산, 내장산으로 울긋불긋 단풍옷 곱게 입은 산으로 가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가을산은 모두 이처럼 가을이 되면 노랗고 붉게 물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가을 단풍철을 맞아 산으로 가게 되지만 완도수목원 난대숲엔 특별한 가을이 있다.

완도수목원의 숲은 4계절 늘푸른 난대림으로 이뤄져 있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거의 똑같다고 식상해 한다. 즉, 계절감이 별로 안느껴질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엔 더욱 감칠맛나는 호기심어린 계절감이 숨겨져 있다. 완도수목원의 가을은 온통 푸르른 나뭇잎사이로 소사나무, 이나무, 멀구슬나무, 층층나무 등 난대 낙엽활엽수들이 색동 단풍옷으로 예쁘게 갈아입고 연지곤지 단장을 하고 나와 잘난체하는 단풍나무들과 견주면서 행락객들을 반긴다.

생각해보라...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라는 말처럼...온통 붉게 물든 산야보다는 갓 시집온 새색시 수줍음처럼 저마다 서로의 은근한 색깔들을 얌전히 자랑하며 서있는 푸르름속의 색동옷 자태의 모습이 훨씬 아름답지 않겠는가? 그래서인지 늘 가을만되면 내장산의 단풍보다는 완도수목원 난대숲의 가을숲을 보기위해 연례행사처럼 찾아와준 관람객들이 있다. 이처럼 난대숲의 제멋을 알아주고 찾아준 이들의 얼굴에서 행복감이 느껴질 때 우리 또한 가장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완도수목원을 찾아주는 관람객들을 불변의 법칙이 있다. 절대로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다 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마음 내키는 대로 발길 머무는 대로 귀를 즐겁게 해주는 물소리와 새소리에 귀기울여 잠시 멈춰서 있다가 눈이 호사롭게 아름답고 색감 좋은 단풍을 보면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을 보면 가을공기에 온몸을 맡기고 한가로이 거니는 바람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금년 가을도 예년과 같이 이러한 관람객들에게 이벤트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청정완도 가을빛여행이라는 가을축제와 연계해서 난대숲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주제로 완도수목원 가을숲 음악회를 열었다. 역시 작년에 찾아와준 관람객들이 약속대로 또다시 찾아와 주었고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아마도 똑같은 행사를 읍내나 도시권 특설무대에서 했다면 또 다르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완도수목원 푸르른 난대숲에서 펼쳐지는 가을숲 음악회는 우리가락과 국악의 울림, 그리고 팝페라 가수의 노래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져 듣는 이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이는 유럽의 여느 야외 음악당에서 울려퍼지는 공연과도 흡사한 느낌을 선사한다.

난대숲에서는 나쁜 뇌파인 베타파(β파)는 감소하고 행복뇌파로 알려진 알파파(α파)가 훨씬 많이 방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숲에서의 체험과 활동들은 이러한 영향을 받아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뿐만아니라 뇌파에도 영향을 줘 훨씬 높은 만족감을 준다. 금년 숲속음악회는 단순 음악회와 연주회를 떠나 이색적인 이벤트로 관람동선 길거리에서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버스킹공연으로 보여줘 아이들과 가족, 단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어 만족감들 더해주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따라서 완도수목원 난대숲의 가을은 단풍과 더불어 각종 연주와 공연, 그리고 전시 체험활동을 통해 관람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수 있는 힐링 그 자체를 선물해 준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