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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 차가 세상과 나를 치유하는...”[이 사람]청해진다원 김덕찬 원불교 교무
박주성 기자 | 승인 2017.11.03 14:35
청해진다원을 3년째 가꿔 온 김덕찬 원불교 교무.


완도에 이런 곳이 있었나. 들어가면 갈수록 별천지에 온 느낌이었다. 원불교 불목교당 청소년소남훈련원을 둘러 지나 찾아들어간 청해진다원. 완도에 이런 대단위 다원이라니...
가만 그러고보니 산으로 ‘삥’ 둘러쌓인 청해진다원의 형세가 차(茶)로 유명한 강진 백련사와 조금 닮았다. 강진 백련사는 아암 혜장과 다산 정약용이 야생차를 즐겨 마신 곳이다. 강진 백련사의 야생 차밭은 그만큼 역사가 깊은데 고온다습하다. 청해진다원도 잘 가꾸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6년 만들어진 청해진다원은 원불교에 하나 밖에 없는 대단위의 차밭으로 전체 크기는 30만평에 현재 3만평이 차밭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3만평도 잡목과 넝쿨로 차나무가 뒤덮여 있는 통에 2만평만 드러나고 1만평은 숨겨져 있다시피한 상태다. 비탈길에 펼쳐진 풀밭을 보면 그야말로 밀림이 따로 없다고 표현한 원불교신문의 표현이 맞는 말이라고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곳 담당이 바로 김덕찬 원불교 교무(53)다. 3년째 이곳 청해진다원으로 내려와 차밭을 일구고 11동의 폐가 중 3동을 수리해 살고 있는 주인장 김교무와 인사하고 잠시 다원 주변을 둘러보니 종교인답게 소소하고 무탈하게 가꿔진 집과 차 제조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종교인이 된다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아니면 삶의 어느 순간 진리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 되는 모양이다. 김교무 또한 인생의 본질적인 답을 찾기 위해 50여년 세월을 고뇌했다. 그 답을 얻기 위해 3차례 출가의 길을 시도했다가 좌절당하고 4번째에 성공한 김교무는 늦깎이 출가자다. 원불교 교단에서 새롭게 시행된 기간제 전무제도라는 것이 그를 50세의 나이로 출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평생의 소원인 출가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아내의 제안에 출가자, 종교인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는 그것을 천재일우의 큰기회로 여겼고, 그 절차를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마무리했다.

그는 출가 전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박사과정을 마친 후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 등에서 강의했다. 또한 청년시절부터 약 20여년 동안 전통차와 명상을 접목한 다양한 차문화 활동을 해왔다. 지역 최초로 차문화 축제를 기획·진행·운영하였고, 차 명상과 차 교육을 통해 전국 규모의 ‘차 예절 명전’에서 1등만 35회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스스로 그는 당시에 차에 미쳐 살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이 늘 공허했던 그였다. 
  

청해진다원 모습.


그렇게 출가를 하고 청해진다원에 온지 3년째, 이제 그에게 차와 차밭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본래 차 공부를 오래 해오고 관련 업무를 했던 그는 때때로 자신의 인연이 청해진다원에서 일하기 위한 준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는 청해진다원에 와서 꿈과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차밭이 단순한 차밭이 아니라 치유의 대도량이고, 차 일이 일이 아니라 선(禪)이며, 차 맛이 차의 맛이 아니라 바로 선미(禪味, 참선의 오묘한 맛)임을 알기 때문에 이곳을 차와 명상이 숨쉬는 도량으로 만들어야 꿈을 갖게 됐다”고.

그가 보기엔 아직까지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20여년 이상을 지내온 청해진다원은 고군분투한 선인들의 혈성 어린 보람이 무색한 안쓰러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청해진다원은 천혜의 환경을 가진 곳으로 그전의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차에 미쳐 살았던 그는 “차는 맛과 향이 경쟁력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해진다원만이 갖는 고유의 맛과 향을 찾아서 세상에 내놓으려 한다. 아울러 이러한 차를 통해 대자연의 기운에 합일하고 차의 성정을 오롯하게 드러낼 수 있는 그 한잔의 차가 세상과 나를 치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자신의 의지다.

그 의지의 발로일까. 김교무는 오는 11월 1일 오후 2시 완도 객사에서 완도문화원이 주관하는 ‘차(茶) 명인과 함께 하는 완도 객사 나들이’에서 청해진다원에서 직접 재배·생산한 완도차를 내놓고 차 문화를 널리 전파하려 한다. 실로 수행과 차를 마시는 일이 다르지 않다는 다선일여(茶禪一如)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니겠는가.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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