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근시안적 행정에 애물단지 된 박람회 워터스크린

[사설]해조류박람회 전시물 사후활용 방안과 군민 혈세 투입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10.25 07:29
  • 수정 2017.10.25 07:3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9일 완도군청 상황실에서는 신우철 군수를 비롯한 각 실과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전시물 사후활용 방안에 대한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최대 쟁점이 됐던 사안 은 지난 박람회에서 완도군이 관람객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고 자랑한 워터스크린의 사후 활용 방안이었다.

워터스크린은 원통 구조물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위로 바다 속 풍경을 담은 현란한 VR(가상현실) 영상이 나타나는 입체영상 장비로써, 이날 회의에서쟁점이 된 워터스크린에 대해선 "IT 산업이란 유행을 타기 마련이라 최첨단 IT산업이 결집된 워터스크린의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유행에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무용론과  함께 "박람회 당시 운영했던 기존 콘테이너를 활용하자는 방안" 그리고 "별도의 신축 건물을 지어 전시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용역사에서 워터스크린과 관련한 비용은 기존 콘테이너를 이용할 경우 12억 5천만원, 신축은 14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신우철 군수는 박람회의 성공적인 킬러콘텐츠가 워터스크린이었는데 유지하는 쪽으로 방안을 찾아보자는 말만 남긴 채, 뚜렷한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보고회는 끝났다. 당초 완도군에서는 해조류박람회 당시 관람객들에게 전시됐던 주요 콘텐츠를 사후 활용하고자 별도의 박람회 기념관 건립 예산 19억원을 책정했다.

완도군의회도 이러한 예산을 추경안에서 일단 승인해주며 신축보다 기존 건축물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요구하면서 집행은 보류시켰는데, 워터스크린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완도 홍보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를 감안해 볼 때, 10억이 넘는 군민 혈세를 그곳에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는 효율성 문제까지 의문점으로 남겨져, 애물단지가 될 전망이다.

현시점에서 군이 깨달아야 하는 한가지는 해조류박람회란 꿈을 위해 군민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는가다.

군민들은 해조류 박람회를 위해 마을에서, 직장에서, 사회단체에서 주머니 털어 수많은 입장권을 사들였으며 외지 지인들에게 박람회 초청장을 쓰고, 생업 대신 시간을 쪼개 출향한 친구에게 전화홍보전도 폈다. 어선과 작업선들은 하역작업의 불편을 감수하며 이용하던 부두를 바꾸었고, 업소들은 화장실 등 편의시설 점검으로 혼줄이 빠졌다. 그렇게 박람회 성공을 위해 두팔을 걷어부쳤는데, 정작, 정책을 이끌어가는 군에선 또 다시 군민을 위한 혈세를 불투명적이고 불확실한 곳에 쓰고자 한다. 주민 동의도 없이.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