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뜬구름처럼 흘러가는 인생

[문학의 향기]중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여인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8.12 10:15
  • 수정 2017.08.12 10:2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복은 “어머니, 저에게 색시를 골라 주신다면  꼭, 운이 누나라야 해요”
“그렇치 않으면 전, 절대로 장가를 안갈거예요.”
어디선가 피잉! 하는 소리와 함께 빛처럼 빠른 화살 하나가 날아 들었다.
화살은 눈돌릴 새 없이 단 한순간에 붉은심장을 꿰뚫고 지나가 버렸으니 누구 하나 보았던 이, 없었고 누구 하나 들었던 이 없었다.
그저, 마법의 화살이라 할 밖에...
섬섬옥수 가녀린 손길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고 있는 그 모습이 어쩌면 저리도 고울까?
고운 빗질, 윤기 나는 머리결!
하얀 목덜미만 내 보인 채 단정히한 매무새는 청아한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하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걸음마다 물결 흐르듯 보드라운 소리!
우아한 발걸음은 봄날에 핀 모든 꽃들의 향기를 거두게 하네.
시문에 능통하고 풍부한 감성하며 고아한 기품까지,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하지만 부끄럼이 너무  많았던 그녀.
흰죽을 먹는 모습까지 심복에게 들킨 이후론 눈길만 마주쳐도 얼굴이 붉게 변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심복.
같은 나이인데도 열달 가량이 빨라 누나라고 부르던 심복. 그런 그녀 또한 다정다감한 성품에 약속을 중시하고 시원시원하며 솔직함에 얽매임이 없는 심복을 무척 사랑했다.
드디어 성년이 돼 결혼에 이른 두 사람.
하지만 사랑하는 그대와 무한히 행복할 것만 같았던 기대와는 달리 운의 시집살이는 혹독했다.
한 번은 시동생이 돈을 빌렸는데 보증을 섰다가 시동생이 간사한 마음으로 그 사실을 잡아떼면서 마치 자신이 얻어 쓴 빚을 시동생에게 뒤집어 씌운 것처럼 오해를 사게 된 운.
그 일로 시아버지의 노여움을 사면서 시댁과는 시시콜콜, 오해의 시비가 많았지만 이를 묵묵히 견뎌내며 남편을 따르고 섬기는 일에 결코 흐트러짐이 없었는데 중국 청나라의 젊은 화가 심복과그의 아내 운(芸).
중국의 문호 임어당(林語堂)이 ‘중국사에서 가장 이름다운 여인’이라고 칭송한 운은 재색을 겸비한 시인이요, 화가의 아내이며 남편의 작품을 평가한 평론가였다.
심복은 뜬구름처럼 흘러가는 인생의 여섯 가지 기록 부생육기(浮生六記)를 통해 꽃꽂이와 꽃을 가꾸는 법 등 원예지식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계속)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