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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의 마음이 한없이 서러웠는지 그녀가 운다[이 사람]신 내림을 받고 무속인의 길을 걷고 있는, 용두보살 임미경 씨
김형진 기자 | 승인 2017.08.01 09:10
용두보살 임미경 씨.


천상의 선녀라도 강림한 자태
숲속에 들어가서 탐하는자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가만히 귀기울여 나무와 하나되고 풀잎이 연주하는 노래를 들으며 새들이 낭송하는 하늘의 소리를 듣다 보면 싸리버섯에도 생명의 신비가 들린다.
그 생명의 소리를 듣는 사람.
살아 본 사람이 삶을 알고 가 본 사람이 길을 알듯 아픔을 앓아 본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을 안다고 하지 않던가!
천상의 선녀라도 강림한 듯 고아로운 자태였지만, 그런 품위를 갖기까지 그녀가 겪어 온 고난과 시련 또한 지레 짐작이 갔다.
용두보살로 불리는 임미경 씨. 완도읍 군내리 출신으로 올해 나이 마흔 일곱. 2남 7녀에 7번째.
슬하에 아들 둘을 뒀단다.
신의 제자인 무녀(巫女)의 길을 걷는 삶으로, 그 길을 걷기까지 그 삶은 고통스러움의 연속이었다고.
크고 작은 사고 또한 늘 끊이질 않았고 스무살 무렵에는 2년동안 음식을 삼키지 못할 정도로 먹기만 하면 모조리 토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다고. 무병(巫病)의 전조였다. 하지만 그때는 무엇인지 몰라 무작정 하루하루를 참아내야 하는 그 형벌을 저주해야만 했다고. 급기야 친정 엄마와 친정 아버지는 딸이 언제 죽을지 몰라 묻을 땅까지 보러 다닐만큼 그녀의 생명은 바람 앞에 촛불처럼 언제 꺼질 지 모르는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신세였다고.
그때 몸무게가 37kg. 자신을 위해 너무 고생하는 부모의 짐을 덜어 볼 요량에 타지로 나갔단다. 목포로 나가 무작정 직업소개소를 들어가 먹여주고 재워주는 식당을 소개 받았다고. 다행히 주인 내외의 심성이 고와 미경 씨를 딸처럼 대해줬는데 집으로 돌아간다고 할 땐 외국에서 만든 수제 속옷까지 선물해줬단다.
지금껏 보험일에다 식당일, 식당 운영, 공단의 경리까지 이것 저것 안해본 일이 없을 만큼 많은 일을 해봤지만, 채 100일을 넘지 못했다고. 그때의 마음이란 어지러운 마당을 고운 비질로 모아놓으면 어느 샌가 광풍이 불어와 다시금 흐트려 버리길, 어떠한 마음도 모아지질 않았단다.
술을 마시지 않고서는 결코 잠을 이룰 수가 없어 식당일을 나가면, 일당으로 받은 2만원에서 소주 2병을 산 후 나머지 1만 5천원은 아이들 용돈으로 남겨 놓았다고.  그 정신없었던 도중에도 아이들의 용돈을 챙기고자 했던 어미의 마음이 몹시도 슬프고 한없이 서러웠는지 그녀가 말없이 운다.

하반신을 영영 쓸 수 없을 지도...
무속인이 된 사연을 물었더니, 어느 날, 어느 절의 스님과 보살이 완도로 찾아와 미경 씨 집안에서 누군가 무녀의 길을 가지 않으면 집안에 안좋은 일이 계속해 생긴다고 했단다.
집안의 딸들이 신의 감응을 받아보기 위해 산과 바다를 찾다가 기도의 감응을 받아보기 위해 언니들과 함께 절을 찾았다고. 그때만 해도 자신이 지목될꺼라 생각도 안했지만 그 순간 혼잣말이 불쑥 튀어나오면서 "저 기도는 내가 드려야 하는데..." 했단다.
삶에서 가장 큰 시련이 그날 찾아왔다고. 그곳 절에서 하룻밤을 묵고나서 다시 완도를 와야 하는데, 새벽녘에 운전을 해야했다고.
그 순간 운전을 너무나 하기가 싫었고 현관을 나설 땐 섬뜩한 느낌이 자신을 붙잡더란다.
그때를 회상하는 미경 씨.
"잠은 다깼는데, 정신이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운전을 하는데 검은 커텐이 쳐진 것처럼 모든 게 검었고 차선만 보였는데, 역주행을 하고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어요" 그렇게 운전을 하는데 앞쪽에서 불빛 두개가 달려들었고 0.001초 사이에 지구를 한바퀴라도 돈 듯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하다가 3중 추돌은 피해야지 하면서 결국 마주오던 차와 부딪쳐 깨어나보니 중환자실에 누워 있더란다. 진단 12주. 허리 쪽의 뼈가 부스러져 현재까지 의료용 사다리를 대고 있다고 당시 의사의 말은 앞으로 하반신을 영영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었다고.
하지만 그 순간부터 누군가 자신을 맞아 주는 느낌이 들더란다. 자신 안으로 무엇인가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발가락을 움직여 보니 발가락이 움직였고. 몸 회복도 빨라 3개월만에 걷게 되자, 자신이 살기 위해선 무속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겠단 일념으로 절로 향했단다. 그곳에서 신내림을 받게 되었고, 그때가 2009년도라고.

수행과 정진으로써 내 사명을...
다른 길도 많이 있는데, 왜 이 길을 가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고, 어느 돈 많은 이는 미경 씨의 스폰서도 돼 주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그때마다 말한다고.
"누구나 삶이란 홀로 가는 길이고, 그 길은 수행과 정진으로써 나의 사명을 맞닿아 갈 뿐이다"고. 
그리해 무속인이라면 자신을 되돌아보며 천지신명을 맞이하는 진적맞이를 하게됐다고.
어려운 것은 "술 좋아하는 조상을 만나면 자신도 술꾼이 되고 미친 짓을 하는 조상을 만나면 자신도 미친 짓을 해야하는데, 그것을 억누르는 일이 힘이 들었고 이제는 평상심으로 빠르게 돌아 올 수 있다"고 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져 그 한을 풀어주는 것이 최고의 적선이라는 미경 씨. 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그녀는 "누구에게나 모순 없이 활짝 열린마음이요 누구와도 소통하는 마음이요. 누구에게나 쓰여질 수 있는 비워있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너와 내가 남이 아닌 하나 된 마음, 그것이 신의 마음이 아니겠냐"고.
망념이 없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 이순간의 마음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참된 생명의 소리는 그런 것이란다.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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