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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향기로운 법향이 피워나는 숙승봉 1

[완도 풍수 3. 불목리 숙승봉]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7.22 14:18
  • 수정 2017.07.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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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 군외면 불목리 숙승봉.


해남에서 북평 남창과 완도대교를 지나 13번 국도를 따라 완도 군외면 영풍리를 거쳐 4차선 도로로 진입하는 불목리에 이르면, 첫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는 바위산이 도로변 우측에 서 있다. 마치 무소의 뿔처럼, 장엄하고도 신비로운 이 봉우리는 숙승봉(宿僧峰)이다.

이 숙승봉은 해신 세트장 뒤편에 자리하는데, 숙승봉은 말 그대로 스님이 명상하고 있다는 뜻인데, 완도군에서는 상황봉. 백운봉. 업진 봉에 이어 4번째 큰 산봉우리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멋진 운무가 피어올라 봉우리를 살짝 가린 모습이 한 폭의 수묵화나 다름없고, 정상에 오르면 완도 바다와 해남 두륜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에 이르기까지 그림 같은 풍경을 조망할 수 있기에 목포, 해남, 영암 등지의 산악회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 숙승봉은 거대한 바위로 이뤄졌다.
전통풍수에서는 바위와 명당과의 역학관계는 현재까지도 설왕설래하며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석산(石汕)이나 겁산(劫山 칼날같은 돌산)은 풍수적으로 흉지다’‘수구(水口)에 위치한 바위와 청룡백호 끝자락에 위치한 바위는 음택에 좋은 영향을 준다’ ‘건방에 바위가 있으면 화재로 사람이 죽고, 병방에 바위가 있으면 화재가 발생한다’ ‘자방에 입석이 서 있으면 수족사용이 곤란한 자가 태어난다’ ‘바위는 부수면 큰 재앙을 받는다’ ‘본래 바위 밑에는 묘를 쓰지 않는다’ ‘묘의 전순부분에 바위가 묻혀 있으면 대길지를 이룬다’ ‘관악산같은 돌산은 화형국(火形局)이라 이곳 천기(天氣)를 받는 경복궁은 화재의 우려가 있어 광화문 앞에 불을 먹는 해태를 비보책으로 세웠다는 이야기’ ‘칼날 같은 입석이 묘를 향하고 있으면 지관과 묘지의 후손이 재앙을 입는다(청오경)’ 등 바위와 관련한 이야기는 현재까지도 여러 이설을 남긴 채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증명이 되면 풍수는 존재하기 어렵다. 믿기 어려운 것을 믿는 것이 종교요, 풍수이기 때문에...
하여튼 주변에 큰 바위가 있는 곳은 큰 인물도 나지만, 대재앙도 곧잘 일어나곤 하는데, 그리해 옛날부터 선조들은 바위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고, 이와 관련한 것이 무생물에게도 혼이나 영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의 신앙이며,돌과 관련한 대표적인 애니미즘으론 고인돌 문화가 있다.

그런 애니미즘의 신앙으로 말미암아 나라나 지역에 극한의 가뭄이 찾아오면, 선조님들은 신령스런 바위를 찾아 기우제를 지냈다. 완도도 물이 귀해 한해가 들면 기우제를 지냈을 터, 물론 완도 제일봉 상황봉에서 한해엔 기우제를 지냈기도 했겠으나 혜안이 트인 선조님이 있었더라면 이곳 숙승봉에서 기우의 제를 올렸을 것이다.

바위에 대한 풍수관에 대해 최창조 교수는 우선 한 눈에 보기에도 모양이 이쁘고 부드러운 바위가 주변에 있다면 그곳은 상승의 지기가 흐르거나 바위 자체가 상승의 천기를 내 뿜는다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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