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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완도군의 역사관, 참사를 낳을 수밖에

[사설]완도민주회복기념비 건립 관련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6.11 20:07
  • 수정 2017.06.1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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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사)완도민주동지회가 청해진수석공원 맞은편에 ‘완도민주회복운동기념비’를 건립하면서‘민주회복 운동자’등 12개 읍·면의 참가자로 여겨지는 명단을 기록한 가로형 비석을 함께 세웠다.

문제는‘민주회복 운동자’ 명단에 완도군을 대표하는 민주화운동 인사가 일부 누락된 채, 민주화운동과 관련이 적은 인사나 국가보위입법위원회(국보위)에 참여하거나 지명직 면장을 역임한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가 지역 민주인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군다나 이 금석문 2기에는 완도군 예산이 3천만원이나 지원됐다. 지역사회에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이번 사태는  지역 화합적 측면에서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본디 역사란 한 세대에서 획득된 지식과 자산이 다음 세대로 전승되는 과정이 반복되고 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과학과 같다. 모든 문명사회는 현재의 편안함과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할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 다양한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에 대한 의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올바른 역사의 기록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역사를 배우고 또 그 역사를 활용하는 법을 배워왔지만 이상적인 역사의 모습과 역사의 기록이 주는 영향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올바른 방향감각을 가진 역사의 기록, 즉 사람들을 역사를 통해서 보다 화합적이고 보다 창의적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역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가장 이상적이다. 객관성이 유지돼야 하는 것이 바로 그것으로 이러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론화 과정이 필수적이다는 것.

모든 것을 그대로 기록해야하는 공정성을 잃어버린 이번 사건은 역사란 사실과 역사의 기록 사이에는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 필연적이었다는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그 기록만을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원인을 탐구하고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배열함으로써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여 더 나은 사회로 가는 것. 특히나 금석문의 경우엔 그 역사성이 몇 천 년 이상 갈 수 있어 더욱 신중하고 엄밀하면서도 냉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역사에 대한 예산 집행, 역사에 대한 지자체의 예산 지원은 분명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보다 앞서 몇몇이 쑥덕공론으로 정의내리는 게 아닌 포괄적인 측면에서의 주민 동의를 구하는 것이 가장 우선했어야 했다. 더불어 예산이 집행됐다면 가장 철저해야 할 것은 감수였다. 엄연한 군의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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