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赤貧(적빈)한 老民草(노민초)의 푸념

[에세이]차성록 / 완도문화원 고문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5.29 11:27
  • 수정 2017.05.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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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록 / 완도문화원 고문

 머지 않아 山(산)에 가서 뉼 생각을 하여서 서글픈 것이 아니다. 民主主義(민주주의)는 私有財産(사유재산)의 인정과 시장경제체제가 확립되었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Democracy(데모크라시, 민주주의)라고 하는데 지금 내가 한국은행권을 수북하게 쥐고 있지 못해서도 아니다.
높은 권좌에 앉아서 天下(천하)를 호령하지 못해서도 더욱 아니다.
그것은 修身齊家(수신제가) 治國平天下(치국평천하)라 하였는데 평천하는 그만 두고라도 修身齊家(수신제가)도 못한 주제에 감히 서글프다고 생각하겠는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내 옆에서 등거리를 긁어줄 아낙네가 없어서도 아니다.
60坪(평) 아파트나 벤츠를 소유하지 못해서도 아니다. 저승사자가 내앞에서 저승으로 가자고 강요하였을 때도 同行命令權(동행명령권)을 가지고 오지 않았음으로 염라대왕에게 끌려가지 못하겠다고, 당당하게 항변한 것도 나다. 그런데 그 무엇이 나를 마냥 서글프게 하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搖頭出水(요두출수)가 솟구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따라 이만기 선수가 더욱 부럽기만 하다.
望九(망구)가 비로소 내 눈앞에 다가 오고 있기에 말이다.
*望九(망구) : 90세를 바라본다는 뜻으로, 81세 곧 여든한 살의 별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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