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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 프레임

[완도 시론]박두규 / 전라남도 청소년미래재단 원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5.29 10:41
  • 수정 2017.05.2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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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규 / 전라남도 청소년미래재단 원장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바깥이 보이지 않아 시야가 극도로 좁아진다.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터널 시야’라고 한다. 특히 갈등 상황에 빠질 경우 터널 시야에 갇혀 균형을 잃고 객관적인 판단이 흐려진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과몰입증후군을 보인 사람들은 대부분 터널 시야에 빠졌다. 선거는 프레임 전쟁이라고도 하므로 그럴 수밖에 없다. 정당이나 후보는 구호, 색깔, 노래 등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생산하면서 상대방의 프레임에 대해서는 공세를 취하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 소신 투표에 따라 다섯 정당의 후보가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 과거처럼 후보 단일화의 압박도 심하지 않았다. 유럽은 좌우 이념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비정치적인 구호를 내건 신생 정당들이 의회에 진출한다. 우리의 대통령 선거 직전 프랑스 대통령은 중도 신당의 젊은 후보가 뽑혔다. 정치의 프레임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사람의 지각과 생각은 항상 어떤 맥락, 어떤 관점 혹은 일련의 평가 기준이나 가정 속에서 일어난다. 그러한 맥락, 관점, 평가 기준, 가정을 프레임이라고 한다. 이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많은 고정관념의 프레임에 갇혀 산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는 속담 대로다. 어리석음의 첫 번째 조건은 ‘자기중심성’이므로 심리학자들은 이를 가리켜 ‘독재 정권’이라고 한다. 이런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레임을 어떻게 형성시켜 갈 것인지가 과제다.
먼저 우리는 더 자주 평균적으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예외와 우연을 인정하면서 규칙을 발견하는 자세다. 지구가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어도 평균적으로 보면 둥글다는 사실. 나아가 상황의 힘이 개인의 힘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을 수긍하는 것이다.

최근 한 공직자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주목을 받는다.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고 법과 정의를 집행한다는 의지다. 그동안 익숙했던 ‘사람 프레임’을 벗어나 진실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 프레임’을 가지려는 노력이 항상 필요하다.

높은 수준의 프레임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상위 프레임은 ‘왜(Why)’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에서는 ‘어떻게(How)’를 묻는다. 상위 프레임은 일이 필요한 이유와 의미, 목표를 묻고 이상을 세운다. 하위 프레임에서는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인 절차부터 묻는다.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 ‘남들과의 비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하는 것, 더 잘 사는 것이 주는 일시적인 만족보다는 ‘최선의 나’를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길이다.

그리고 행복과 성공은 ‘접근 프레임’을 가진 사람의 몫이다.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거다! 후회하지 않도록 마음의 고백도 하고, 여행도 떠나고, 운동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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