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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없었다면 그 지독한 시간을 어찌...

[이 사람]산으로 간 어부 / 이영호 전 국회의원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5.29 09:19
  • 수정 2017.05.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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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리더의 자질이란
공부만 잘한 학생은 결코 위대한 리더가 될 수 없다. 그의 몫은 유능한 참모일 뿐이다. 위대한 리더는 어릴 적부터 범상치 않는 자질을 보이는데, 그런 자질은 지식과 경험, 가치관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분화돼 고유한 힘을 갖는다.
무언가를 목표하는 구상력을 시작으로 그것을 현실화 시키는 질풍같은 실천력과 솔선수범, 그리고 냉철한 계산력을 바탕으로 한 과정 과정에서의 과감한 결단력, 거기에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임기응변력에 시대의 소리를 듣고 따라가는 탁월한 감성까지.
그 또한 위대한 리더가 가져야할 자질을 모조리 갖췄다.
바로 이영호 전 의원.
완도읍 출신으로 완도수산고를 거쳐 부경대학교(부산수산대)에서 수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산공무원 7급으로 출발해 해남수산기술관리소장을 지냈으며 16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첫 출마해 고배를 마신 이 후 17대에 당당히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의원시절 그는 그동안 가슴에 맺힌 한풀이라도 하듯이 농림해양수산위원회와 태평양포럼과 바다포럼 대표의원으로서 농어촌문제와 해양·수산분야의 산적한 현안문제들을 해결해 냈다. 명실상부한 대표 해양수산전문가로서 주목받았고 전국 해양수산인들의 멘토로서 부각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재선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혹독한 야인의 길로 들어서야만 했다.
이 전의원에게 재선에 패배한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시절인연 때문이지요. 그동안 살아온 과정을 되돌아보면 인생을 결정짓는 것은 인연이 되더군요. 좋은 인연으로 만난 가족, 훌륭한 스승님들과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으니 저는 매우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정치에 입문한 것도, 정치적 시련을 겪게 된 것도 결국은 인연 때문이었고, 지금 이렇게 살고 있고 재기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된 것도 좋은 인연을 만났기 때문이다.”고 했다.

악연, 그리고 문 후보와의 만남
그가 인생에서 맞이한 최대 악연은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를 최일선에서 도왔다가 당시 손학규 당대표에게 찍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구가 분할되고 해양수산부마저 해체되는 비운을 겪었노라고 회고했다. 거의 정치적 살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각고의 분투를 해봤지만 재기하지 못한 건, 결국 시절 인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했다.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후보의 농어촌정책자문위원장으로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해양수산특위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했다고. 이번 19대 대선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는 문재인 후보가 전국의 해양수산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영호’를 추천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그래서 해양수산분야는 전권을 위임할 터이니 도와달라고 해 흔쾌히 합류했으며, 해양수산 12개 분야의 정책공약개발과 선거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전의원은 당시, 문재인 후보와 만났을 때 이영호는 지역보다는 밖에서 더 알아줍니다하고 며싱긋 웃어줬다고.  그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에 전국의 해양수산 부흥을 희망하는 동지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도 그동안 뿌렸던 인연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며 문재인 대통령은 강한 해양수산부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농어촌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사람이라며 앞으로 해양수산의 미래를 밝게 본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을 견디는 건 다음 향해가
8년 전부터 해남에서 나무농사를 짓고 있는 이영호 전 의원.
그에게 산으로 간 이유를 묻자,그가 말했다.“우리는 인생길을 항해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태풍을 만나 배는 난파되고 겨우 목숨만 부지하여 바닷가에 버려질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백사장에 남아 구조선이 올 때 까지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인가? 둘 중 나는 후자를 선택한 것입니다. 새로운 항해를 위해서 배를 만들기 위한 목재도 구해야 되고, 고기 잡을 그물과 식량도 갈무리 해 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산으로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잠시 항해를 멈추고 있지만 꿈을 접은 것은 아니며, 다음 항해를 위하여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 시간을 견디고자 한 것입니다."
"그 산이 없었다면 그 지독한 시간을 어찌 견딜 수 있었겠는가 싶습니다.”
우리나라 해양수산의 비전을 묻자, 그는 이번 문재인 정부야말로 우리나라 해양수산이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변방의 소외된 구역으로 남을 것인가? 를 가름하는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해양과 항만, 해운, 수산 등이 결집돼 있고 해수부의 각 파트는 공유자산이라는 바다를 중심으로 각 파트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만, 매우 상충되는 부분도 있어 해수부의 각 분야를 통섭할 수 있는 전문적 식견이 필요한 전문가가 장관으로 임용되어야만 상생과 발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인재등용은 결국 정책결정과 깊은 관련이 있고 정권의 성패뿐만 아니라 산업의 성장과 몰락을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을 묻자, "우리 완도 청해진을 ‘장도’에 국한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완도-해남-진도-강진-장흥까지도 아우르는 서남부 지역전체로 봐야 한다. 앞으로 완도-제주간 크루즈운항을 비롯하여 해양관관 및 레포츠 산업단지, 해양의료 및 휴양시설 등으로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을 해야 할 것이다.”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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