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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누군지 모를 우리 아이들에게...

[노무현 특집]'바보' 노무현 대통령 8주기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5.29 08:59
  • 수정 2017.05.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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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브레이브 하트>.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윌리엄 월리스(멜 깁슨). 정예 잉글랜드 대군과의 일전을 앞두고, 농민으로 구성된 스코틀랜드의 병사들은 겁을 먹고 전의를 상실한 채 도망치려고 하는데...
그때 월리스가 말한다.
“그렇소. 우린 싸우다가 죽을 수도 있소!”“하지만 도망가면 당분간은 살 수 있겠지만 세월이 흘러 우리가 죽게 됐을 때 오늘부터 그때까지의 시간을 맞바꾸고 싶을 거요”“그리고 단 한번의 기회를 얻게 된다면, 다시 적들에게 외치고 싶을 거요”
“우리의 목숨을 빼앗을 순 있지만 결코 자유는 빼앗지 못할 거라고!”
“프리덤 Freedom~!!!!!”

한 민족과 국가에게 있어 영웅은 왜, 존재해야만 하는가!
위대한 영웅의 정신은 우리가 어떤 야만인들이 펼쳐온 착취와 억압에 대해 더 이상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민족의 고유한 성질이 되어 국민 전체로 퍼져 나가 그 나라를 지탱하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의 정신! 월리엄 윌리스!
우리에게도 그러한 정신이 있었는가?
대한민국에도 그러한 정신이 있었는가?
있었다. 우리에게도!
보수도 좋아하고 진보도 좋아하는... 진정한! 어른들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순수한! 바로 경상도도 좋아했고 전라도도 좋아했던 노무현이였지요.
한민족 5천년 또는 1만년의 역사에서 가장 정정당당했던 순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반칙과 특권을 용납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국민이 부끄럽지 않는 대한민국!
 

 그 앞에 대한민국이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 앞에 대한민국이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제 몸과 같이 여기는 소중한 마음이었다. 그가 말했지요.
"조선 건국 이래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꿔보지 못했습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은 전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고 패가망신했습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릴려면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던 우리의 역사!"
"80년대 시위하다 감옥 간 우리의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말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그만 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정치권의 단골메뉴 갈등을 야기시키는 지역주의!
이 사회에 분란을 일으키기는 갈등과 지역주의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국민들에게 정계재편을 제안할 것입니다. 지금의 이 정치 구도로서는 싸움 밖에 할 것이 없습니다. 지역끼리 싸우니까 국회의원들도 국회에 가면 지역끼리 싸워야합니다."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없는 이 왜곡된 정치 구도를 털어버리고 국민을 위해서 진정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정책에 의해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인물에 의해서 평가받는 정상적인 정치를 만들어가는 정계의 재편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국가 비전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그는 비전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때인가 부터 제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무엇을 했느냐를 묻지 않고 무엇을 하겠느냐?며 비전을 내 놓으라고 했습니다."
"비전을 생각해봤습니다. 제 마음을 가장 끄는 비전은 그것은 5공 때 내놨던 정의로운 사회였고, 보통 사람의 시대도 상당히 매력 있는 비전이었습니다."
"신한국당의 세계화-정보화-개혁, 문민 정부의 비전도 참 좋았습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 비전은 달달 욉니다. 민주주의, 시장 경제, 생산적 복지, 남북 화해, 노사 협력, 지식 기반 사회..."
"저도 그렇게 말하면 됩니다. 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제 가슴은 공허하기만 합니다. 그런 말인들 누가 못하느냐? 누가 무슨 말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의 사회! 신뢰, 협동이라는 이 사회적 자본을 한국이 제대로 구축하느냐 못하느냐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있다! 앞으로의 사회에 있어 생산성은 생산 요소 투입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 혁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토대가 되는 사회적 신뢰를 어떻게 구축해가느냐! 여기에 달려있다!"고.
 

독도에 대한 명연설도 빼놓을 수 없지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그냥 우리 땅이 아니라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우리 땅입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병탄된 역사의 땅입니다. 일본이 러일전쟁 중에 전쟁 수행을 목적으로 편입하고 점령했던 땅입니다." "일본은 러일전쟁을 빌미로 우리 땅에 군대를 상륙시켜 한국민을 마음대로 징발하고 군사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재정권과 외교권마저 박탈하여 우리의 주권을 유린했습니다."
"지금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의한 점령지 권리, 나아가서는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완전한 해방과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과거 일본이 저지른 침략전쟁과 학살, 40년간에 걸친 수탈과 고문·투옥, 강제징용, 심지어 위안부까지 동원했던 그 범죄의 역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결코 이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정부는 독도문제에 대한 대응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겠습니다. 독도문제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와 더불어 한일 양국의 과거사 청산과 역사인식, 자주독립의 역사와 주권 수호 차원에서 정면으로 다루어 나가겠습니다. 그밖에도 필요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어떤 비용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들어봐도 소름돋는 연설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런 식으로 노무현 대통령처럼 독도와 한일사에 대한 뚜렷한 역사인식을 보여주지 못했죠.
역사는 전략과 정책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인간의 꿈과 신념, 그리고 그 심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진실로 가슴에 우러나는 노무현의 연설에 대한 어떠한 반론도 분별없는 견해일 뿐임을...

 그런 그가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하고 떠났습니다.
우리가 오늘, 그를 기억하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이러한 삶을 살았노라고 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 이 사람이 누군지 전혀 모를 우리의 아이들이 먼 훗날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의 아버지는 우리의 어머니는 무엇을 기억했으며, 오늘을 사는 내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정말로 잘 가르쳐 주셨구나! 하는 것. 바로 그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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