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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에 남는다면

[어버이날 특집]이 마음, 이 슬픔을 그대 내가 되면 알까마는...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5.12 17:58
  • 수정 2017.05.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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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군외면 불목리에서 고하도 선착장으로 가는 농로.
할머니를 질질질 끌고 가는 할아버지... 그 모습에 속에서 터져 나오는 말.‘저런 못된 노인네를!’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다. 뭐가 걱정됐는지 자꾸 뒤돌아보는 할아버지.
사람의 걸음걸이보다도 한참이나 늦게 가는 경운기.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더 이상 경운기에 오를 수 없었나 보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거동을 돕기 위해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보행기를 고안해냈다.
앞 한 번 보고 뒤돌아 할머니 한 번 바라보고...
그래, 사랑에 어찌 암컷과 수컷만이 있겠는가? 사랑이 어떻게 열렬히 불타오를 때만을 사랑이라 하겠는가?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추사는...

어쩌면 저승에 가
월하노인에게 애원해
내세에는 그대와 나
땅을 바꿔 태어나리
나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에 남는다면
이 마음,이 슬픔을
그대 내가 되면
알까마는...

그래서, 

나, 그대를 먼저
그리워하는 건
마지막에 오는 환희를
알고 있기 때문이며
나, 그대를 나중까지
그리워하는 건
그대의 슬픔까지
사랑하기 때문이려니...

어버이날, 몹시도 어버이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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