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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박타푸르’ 중세도시[기획연재]‘세계의 지붕’ 네팔 히말라야 랑탕국립공원을 가다
완도신문 | 승인 2017.05.12 17:14
박타푸르 중세도시의 거리 모습. 대부분 3~4층 높이의 건물로 대부분의 건물에는 주민들이 살고 있다.

 파슈파티나트 힌두사원에서의 미묘한 여운을 뒤로 하고 카트만두에서 북동쪽으로 약 15㎞ 떨어진 중세 도시인 박타푸르를 찾았다. 15~18세기경 카트만두 계곡에서 네팔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번성했던 말라 왕국의 3대 고도(카트만두, 파탄, 박타푸르) 중에서도 옛 정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 옛 이름은 '바드가온(Bhadgaon)'이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과거의 영광을 살펴볼 수 있는 왕궁과 사원 등 수많은 건축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들을 복구하기 위한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었다.
주민들의 옷차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일교차가 심한 기후라서 낮에도 그늘에 들어가면 한기를 느끼게 된다.

 박타푸르 중세도시는 지금도 유적 내에서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유적(Living Heritage)'이다. 흘러간 과거로 현재와는 단절되어 박제된 유적으로 남아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이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창문의 공작새 문양. 건물 창문들은 나무에 정교한 조각이 되어 있는데, 특히 공작새 문양은 압권이었다.
박타푸르 중세도시 건물들의 외벽 나무로 만든 창문에는 정교한 문양들이 조각되어 있다.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움직이는 길을 따라 살아있는 도시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곳곳에서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들을 복구하는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니 건물의 나무로 만든 창문들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는 문양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공작문양은 정교함과 화려함이 압권이다. 힌두교 수도원이었던 푸자리 마트(Pujari Math)의 공작새 문양(peacock window)은 창문 문양의 진수라고 알려져 있는데, 당시 왕이 공작새를 유별나게 좋아해서였다고 한다.

사원의 건축물 외벽 나무판에는 남녀 적나라한 성교 장면을 조각해 놓았다.
사원 외벽에 남녀의 다양한 성교장면을 조각한 문양은 얼핏 보면 통속적이고 저속해 보이지만 그 속뜻을 알게 되면 생각은 달라진다.

 다시 걸어가다 다타트라야 사원(Dattatraya Temple) 앞에 도착했다. 1427년에 지어진 사원이다. 세르파 로싼은 사원 벽면의 나무 조각을 자세히 보라고 일러준다. 남여가 성교하는 에로틱한 그림이 적나라하게 조각되어 있다. 로싼은 이런 문양을 사원이라는 신성한 공간에 노출시키게 된 까닭을 설명해준다. 당시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인구가 줄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왕과 나라에서는 궁리 끝에 사원의 벽면에 에로틱한 그림을 많이 조각해서 성적 충동을 일으켜서 아이를 많이 낳도록 하는 산아장려정책을 펼쳤다고 한다. 조각을 보는 순간 성에 개방적이지 못한 탓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민망한 느낌이다. 곰곰이 곱씹어보면 그 심오한 뜻을 알 것 같기도 하고, 쉽게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하고 혼란스럽다.

공동목욕탕 겸 빨래터. 도시의 곳곳에 이런 시설들이 남아있고, 지금도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골목길을 돌아 타우마디 광장(Taumadhi Square)에 도착했다. 눈앞에 ​높은 냐타폴라 사원[Nyatapola Pagoda]의 위용이 주변을 압도하고 있다. 사원의 이름은 5층을 의미하는 '냐타(Nyata)', 지붕을 뜻하는 '폴라(Pola)'의 합성어라고 한다. 사원의 섬세한 건축양식은 네와리(Newari) 양식으로 네팔을 대표하는 건축양식이다. 네와리 양식은 돌, 나무, 금속 등의 소재를 매우 섬세하게 깎거나 겹쳐지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조각들의 문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려하고 정교함을 느낄 수 있다.

나타폴라 사원과 사원 앞 광장에는 수많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뒤엉켜 젊은이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냐타폴라 사원은 1708년 부파틴드라 말라(Bhupationdra Malla) 왕에 의해 건립되었고, 사원으로 올라가는 각 계단 마다에는 열 배씩 힘이 쎄진다는 수호신이 지키고 있다. 맨 아래는 일당십(一黨十)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자야말라와 파타말라(Jayamal and Patamala), 그 위로는 코끼리 두 마리, 세 번째로는 호랑이, 네 번째는 수리의 머리와 날개 그리고 사자의 몸통을 가진 전설의 동물인 '그리핀(griffin)'이 있다. 맨 윗쪽에는 호랑이와 사자의 여신(女神)이라는 '바기니(호랑이, Baghini)'와 '시기니(사자, Singhini)'의 형상이 자리하고 있다. 사원 내부로는 힌두교 신도들만 출입이 허용된다고 한다.

광장과 탑 주변에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대원들은 한 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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