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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희망을 말한다]소중한 한표

이수화 / 태화수산. 다문화가정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4.25 15:15
  • 수정 2017.04.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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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화 / 태화수산. 다문화가정

바쁘게 출근했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밖에 나와 보니 귀에 익은 노랫가락과 함께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사진이 붙은 트럭이 보인다. 와! 드디어 대통령 선거가 시작 되었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2003년에 한국에 유학 온 난 이번에 두 번째 대통령 투표를 하게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중한 나의 한 표를 투표하여 내가 원하는 대통령을 얻는다는 것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물론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통령이 선출되었을 때의 실망과 허탈한 감정도 있지만 말이다.

생각해보면 중국에서 26년을 살면서 나는 단 한 번도 투표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중국은 최소 지역 단위의 전국 인민대표를 뽑고, 그 선출된 대표들이 또 직간접 선거를 통하여 약 3000 명의 공산당대표를 선출하고, 그 3000 명이 약 몇 백의 공산당중앙위원을 투표하고, 그 중앙위원 중에서 약 30여명의 정치위원회대표가  정해지면, 그 30여명 중에서 10여명의 상무위원이 선정되어 그 중에 주석까지 추대하는 과정이다.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중국은 아직도 공산당이라는 정치적 명색을 띤 당대표가 있다. 공산당원이 아니면 아직도 정치에 참여를 할 수가 없으며 당서기이면 최고의 권력이다. 물론 한나라의 대통령이거나 총리나 수상, 또는 서기 이 모두 이름이 다를 뿐 그 국가의 최고 권력을 상징한다. 또 이 권력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선출되는 과정을 거친다. 혹 세습을 통해 권력이양을 하는 나라도 있다.

공산당원이 아니면 평생 정치를 해볼 수 없는 중국, 관계의 대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중국, 결국 줄을 잘 서야 하는 건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이번 국정농간 사태를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촛불로 대통령의 비리를 밝히고 탄핵하고 새로운 대통령을 다시 선거하는 건 아마 중국에서는 죽었다 깨도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민 모두의 깨어있는 민주주의 의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런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임에 나는 자랑스럽다.

선거가 이제 불과 20일이 남았다. 이번만큼은 정말로 국민을 위하는,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었음을 간절히 소망한다. 지난 십년가까이 국민의 목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신대로 정치를 하여 대기업의 이익만 창출해주기 급급한 대통령보다는 국민의 행복과 국민의 안전을 최고로 해주는 사람이 뽑히길 기대해 본다.

당대표를 뽑아 국가 주석을 선출하는 중국이나 국민 개개인이 투표를 통하여 대통령을 선거하는 대한민국이나, 뉴스 보다는 드라마가 더 좋은 나 같은 시골아줌마가 보기엔 그 차이가 조금은 있을 뿐 뽑고 나면 다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화창한 봄날 간지러운 햇볕에 나들이도 좋지만 이번 선거만큼 많은 분들이 투표를 하여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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