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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을윤 의원, 민의의 자리 어딘지 되새겨야

신지면 풍력발전소 건립 갈등/데스크 칼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4.14 12:39
  • 수정 2017.04.1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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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 경 워싱턴의 미국 정부가, 이제 막 패배하고 무참히 학살된 아메리카 원주민 연맹국으로부터 강제로 땅을 사려고 했다. 이때 스쿼미시 부족의 시애틀 추장은 자신의 모국어로 답변을 보냈다.

<워싱턴에 있는 대통령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말을 전해왔다. 하지만 어떻게 땅과 하늘을 사고 팔 수 있나요? 이 생각이 우리에겐 너무나 생소합니다. 신선한 공기와 물방울이 우리 것이 아닌데 어떻게 그것을 사가겠다는 건가요? 이 땅의 모든 것은 우리에게 신성한 것입니다. 반짝이는 소나무 잎, 바닷가 모래밭, 짙은 숲속의 안개, 수풀과 지저귀는 곤충들 모두가 우리 민족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 신성한 것입니다.

향기나는 꽃은 우리의 자매이고 곰과 사슴과 큰 독수리는 우리의 형제입니다. 바위, 수풀의 이슬, 조랑말의 체온, 사람 이 모든 것이 한 가족입니다. 갓난 아이가 엄마의 심장고동 소리를 사랑하듯 우리는 이 땅을 사랑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땅을 팔면, 우리가 했듯이 사랑해주시길, 우리가 했듯 그렇게 돌봐주기를...>

지난 12일, 신지면사무소에서 풍력발전소 건립과 관련해 반대를 주장하며 신지면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발전소가 건립된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하다고 피력한 이종만 가인리 이장의 말은 시애틀 추장의 답변처럼 감동적이었다.

이날 공청회에선 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군행정에게 말했다. "완도군이 완도군민의 편을 들어줘야지, 어떻게 업체측의 편을 더 들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들의 주장은 논리적이었고 합리적이었으며 군민으로써 당연하고도 정당한 권리였다.

다소 업체측을 대변하는듯한 계장에 반해 참석했던 담당 과장의 입장은 중립적이면서 주민의 편이었다. 다만, 어이가 없었던 장면은 그 자리에 민의를 대변하겠노라고 신지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신지 출신의 완도군의회 서을윤 부의장의 불참이었다.

우리시대 정치의 과제는 뭐니 뭐니 해도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췄는지를 알 수 있는 것도 이 갈등을 대하는 자세와 이를 해결해가는 능력이다. 그런데 지역사회의 갈등의 현장에서 슬그머니 빠진 리더. 그 시간 어떤 꽃자리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군의원에게 진정한 꽃자리는 가장 낮은 곳에 떨어져 슬프게 아프게 뒹구는 꽃이 진자리. 그 자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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