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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탕 리룽의 하얀 설산을 마주하며...[기획연재7] '세계의 지붕’ 네팔 히말라야 랑탕국립공원을 가다
완도신문 | 승인 2017.03.17 13:09
강진 리로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강진 곰파의 전경. 대부분의 건물들이 지진 이후 복구된 것으로 보인다.


트레킹의 목적지인 강진 곰파(KYANGJIN GUMBA)라는 마을이 자라잡고 있는 곳은 해발 3,870m로, 이 높이는 남한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곳이다. 랑탕국립공원의 계곡을 따라 사흘동안 올라오면서 만난 여러 마을 중에서 제일 큰 마을이다.
 

교통사고로 다리가 심하게 다쳤음에도 보조장구를 착용하고 불굴의 의지로 고산 트레킹에 나선 의지의 한국인!!


미물도 살기 힘든 깊은 산속 골짜기의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따망족(Tamang - 네팔 동부와 부탄, 티베트, 인도 동북부에 거주하는 민족)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어떤 연유로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을까? 원래는 인도에 거주했었는데, 자신들을 정복하려는 정복자들의 침입을 피해 밀리고 밀리다 보니 이 길을 따라 깊은 산속까지 왔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확인된 얘기는 아니다.
 

랑탕리룽(7,227m)를 비롯한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고봉들이 줄지어 있다.


마을에서 제일 큰 4층 규모의 롯지에 숙소를 잡고 방을 배정받아 짐을 옮기고 나서 수제비로 점심을 대신한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가벼운 채비를 갖춰 숙소 마당으로 내려왔다. 숙소 맞은편의 민둥산인 강진 리(Kyangjin Ri/4,773m)라는 봉우리에 올라갈 예정이다. 이 봉우리에서는 바로 건너편에 있는 랑탕리룽(Langtang Lirung/7,227m)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단다.
 

랑탕 리룽의 산중턱에서 갑자기 하얀 눈보라를 일으키며 눈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숙소를 출발하여 강진 리로 향했다. 고소증세를 느끼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대원 4명을 제외하고 8명의 대원과 세르파 3명 등 11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의 걸음걸이가 그다지 가벼워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이틀 반나절을 계곡을 따라 걸어왔고, 이곳은 해발 4천 미터에 가까운 고지대라서 고소증세가 스멀스멀 파고들기 있기 때문이리라. 가뿐 숨을 몰아쉬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니 왼쪽으로 랑탕리룽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강진 곰파의 숙소를 떠나 강진 리(4,773m)로 오르고 있는 대원들


대열의 뒤쪽에는 힘겹지만 불굴의 투지로 산을 오르고 있는 한 사나이가 있다. 그는 몇 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모두들 더 이상의 산행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숨이 가쁘게 힘든 고산을 오르고 있는데, 아직도 재활보조장구를 한쪽 발에 착용하고 있다. 단지 산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그의 산에 대한 집념과 열정을 쉽게 납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무엇이 그를 자꾸 높은 산에 오르도록 끌어당기는지를 물어보면 그는 빙그레 웃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강진 리로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강진 곰파 마을에는 밝은 햇살이 비추고 있다.


턱에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면서 힘들게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고개에 섰다. 모두가 그곳이 목표한 봉우리인줄로만 알았다. 세르파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멀리 보이는 민둥산 꼭대기가 목표지점이라고 했다. 시간이 여의치 않고 체력도 방전상태다. 하산시간 등을 고려하여 이쯤에서 계획을 바꿔 멈추기로 했다.
 

랑탕마을(오른쪽 계곡)에서 강진 곰파 마을로 올라오는 길


조망이 좋은 바위에 올라섰다. 맞은편에 거대한 설산 랑탕리룽이 버티고 있다. 바위에 걸터앉아 설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잠시 앉아서 건너다보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건너편의 낭떠러지에서 하얀 눈이 쏟아져 내린다. 말로만 들었던 눈사태가 눈앞에서 지금 발생한 것이다. 멋지다!!.
 

랑탕 리룽을 배경으로 단체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설산의 비경을 담기 위해 강진 리에 올라간 한 대장을 기다렸다가 함께 내려가기는 힘들 것 같다. 아직 해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온 추위가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석양빛에 물들어가는 황금빛 봉우리의 장엄한 모습을 보기로 했지만 그것도 힘들 것 같다. 대원들은 모두 내려가는데 의견의 일치를 본다. 세르파 한 사람이 남아있다가 한 대장과 함께 내려오도록 하고 어둠이 밀려오기 전에 대원들은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고산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인간의 의지대로 할 수는 없다.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한낱 미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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