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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넌, 달빛에 아름답다

[스토리텔링 완도]2017 주도전설 #3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2.24 10:26
  • 수정 2017.02.2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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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반도 청주의 치청절도사로 부임 받은 윤우. 푸른 물살을 가르며 서해로 가는 배 안에서 청해진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한편으론 홀로 남겨진 이영의 안위가 적잖이 염려됐는데... 
떠나기 전날 밤에 이영의 말.
"상공, 이제 가시면 기약없는 이별입니다.     이별의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복받치는  서러움을 어이해야 할까요?"
"이영! 지금 나에겐 그대에게 속한 모든 것이 그대처럼  귀하오,"
"그러니 걱정마오!"
"그대와 나, 잠시간 이별이지만 나, 그대 곁에 영원히 함께할터이니..." 
그 말에 이영. "상공, 부탁이 하나 있어요?" 
"그래, 그게 무엇이요?"
"상공! 부디, 손톱달을 조심하세요!"  
윤우는 흔들리는 뱃전에서 혼잣말로 되뇌였다.
"손톱달이라! 손톱달!"
윤우가 청주에 도착하자 청주의 사람들은 마치 장보고의 현신을 보기라도 한 듯 반겨 주었고,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청주는 신라인들의 주요 출입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윤우가 청주로 떠나고, 장보고는 1만 군사를 기반으로 서남해안의 해적을 격퇴하면서 청해진을 거점으로 활발한 무역 활동을 펼쳤다.
신라 왕위에 오른 신무왕 김우징 또한 장보고의 공을 높이 사 예우를 갖추며 감의군사로 봉하고 식읍 2000호를 내렸다.
신무왕의 아들 문성왕도 장보고에게 진해장군이라는 칭호를 내리며 그를 극진하게 여겼다.
하지만 문성왕이 등극하고 장보고와 왕실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는 일이 벌어졌다. 본래 장보고에겐 무남독녀였던 버들이라는 딸이 있었고, 신무왕 우징에겐 아들경응 왕자가 있었는데, 변란 당시 청해진에 머물었던 경응은 버들에게 한 눈에 반해 둘은 사랑에 빠졌었다.
이후 장보고에 의해 변란이 정리되면서 경응은 서라벌로 돌아가 우징에 이어 문성왕에 오른 후, 자신의 연인이었던 버들을 왕비로 맞이하려 했다.
하지만 중앙 귀족들의 반대는 극심했다.
이유는 한가지, 장보고가 변방의 섬출신이라는 것. 당시 신라 귀족들은 강력한 골품제였던 진골 출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장보고도 반정 이전이나 이후에나 중앙 정권에 진출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어차피 골품제 때문에 큰 벼슬도 얻을 수도 없을 뿐더러 얻을 수 있다해도 진골 귀족들의 반발과 시기로 인해 또 다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신라 왕실과 소원해져 있던 어느 날, 한 준걸한 장수 하나가 장보고를 찾아왔다.
신라 왕실의 호위 장군이었던 염장.
그는 문성왕의 후비를 추문했단 혐의를 받았고 이내 쫓기는 신세가 돼, 결국 신라 왕실과 반목하고 있는 장보고에게 자신을 의탁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형형한 눈빛의 귀상을 가진 염장이라는 인물에 대해 장보고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더욱이 그 앞에서 펼쳐지는 검술.
그 빠르기로 말할라 치면 검은 하늘에 번갯불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불빛만이 번쩍일뿐 그 형체는 도무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누구 하나 알아채는 이 없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발검에 수많은 군사들이 1몇 합도 안되어 추풍낙엽. 그리해 염장을 자신의 휘하에 두게 된 장보고.
이때 산동반도 청주에 있던 윤우에게도 장보고의 딸 버들이가 왕비로 간택되지 못한 이야기와 청해진에 출중한 무예를 가진 장수 하나가 찾아왔단 이야기가 들려왔다.
일련에 일어난 일에 대해 골몰히 생각해 보는 윤우.
'그래, 납비는 본래부터 장보고 장군이 원해서가 아니잖아'
'왕실측에서 먼저 제안했잖아.'
'장보고 장군은 정치엔 관심이 없어'
'하지만 지금 왕권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는 장보고 장군이야!' '지금 장군의 청해진 군대는 이미 신라 왕실의 정예병마저도 제압할 정도가 되었잖아!'
'그렇다면, 염장이라는 자는!'
'앗! 이것은 누군가의 사주다'
장보고의 암살을 직감한 윤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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