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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라는 문화원장

[완도시론]배철지 / 시인. 향토사학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2.10 14:12
  • 수정 2017.02.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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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지 / 시인. 향토사학자

 완도의 문화원은 1984년에 설립이 되었다. 문화원을 책임진 분들도 초대 원장 황하국씨로부터 김희문씨, 박정순씨로 이어 졌고, 현임 김의일 원장은 올해 2월말에 그 임기를 마치니 모두 네 분이 완도문화원장의 소임을 맡은 셈이다. 문화원의 규정에 따르면 임기 종료 한 달 전에 후임 원장을 선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이번 2월은 문화원장 선거 시즌인 셈이다. 그런데 과연 어떤 이가 완도문화원장의 적임자일까?

지역문화원은 '지역문화의 계발과 연구조사 및 문화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곳'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규정된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서 지역문화원이 나아가야할 길은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우선 지역문화를 계발·보존하는 일을 들 수 있으며 다음으로는 지역문화를 발굴·수집·조사·연구하는 일. 그리고 지역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교류하며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문화원은 지역 문화의 중심축인 셈이고, 여러 문화 사업을 직접 펼치는 실행기관으로 자리매김 한다면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문화 원장은 이런 여러 가지를 두루두루 아울러 총괄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원장이 지녀야 할 덕목 중의 가장 우선하는 것은 문화적인 안목을 가지고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왜 소통이 필요할까? 문화원을 문화원답게 하는 것은 회원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여러 문화단체들을 구성하고 있는 개성이 강하다고 소문난 문화예술인들이다. 장르도 다르고, 대상도 다르고, 공연 방식도 다른 단체들을 한 울타리로 묶어 내는 것은 여간한 소통 능력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소통 방식도 우격다짐이나 예산이나 정치적인 방식이 아니라 문화적인 안목을 가지고 해야만 한다. 문화적인 안목이란 가령 국악인이라고 해서 국악만 생각하지 말고 여러 다른 장르도 두루두루 염두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화적인 안목이란 하루아침에 길러 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들 수 있는 점은 지방자치단체와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서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완도처럼 변방의 지방 문화원은 행정기관의 지원과 협조 없이는 단 한 가지 일도 해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의 지원을 얻어내기는 더더욱 어렵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은 이익이 되고 생색이 나는 최모씨와 같은 사람에게나 지원하는 인심이 후하지 변방 지방문화원은 되돌아보지도 않는다. 실상이 이러니 결국은 자치단체의 행정력에 기댈 수밖에 없고 그런 일은 결국 문화원장의 몫이다.

또 갖춰야할 덕목이라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만한 인사를 받아들이는 데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든지 부족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고 그런 부분이 문화원의 발전에 저해되는 요소라면 자신만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는 생각을 과감히 버리고 자신과의 생각이 다르다 하더라도 전문성이 있는 인사를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야만 문화원에서 꼭 해야 할 문예 진흥 사업, 지역 향토 문화 보존 전승, 지역 전통 문화 선양 사업, 지역 문화 행사 개최와 같은 여러 사업과 행사를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달 말이 되면 문화원장이 선출될 것이고 그에 따라서 앞으로 4년간 완도 문화계의 일들이 정해지고 실행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가 아니면 이런 저런 말을 할 기회도 없으려니와 필자 자신이 문화원의 회원이기 때문에 위에 열거한 덕목들을 가진 사람이 선출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문화원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여러분께 고언을 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문화원이 여러 과업을 수행하기에 경제·사회적 여건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애를 써왔던 노력들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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