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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넌, 달빛에 아름답다2017 주도전설 #2
김형진 기자 | 승인 2017.01.26 06:34


눈 앞에서 번쩍! 번개가 쳤다.
그리고 그 가슴에도 번개가 쳤다.
윤우는 생각만해도 온몸이 떨려왔다.
신비로움이 가득한 어느 날. 세상이 새롭게 열린 그런 날에, 살며시 어깨 위로 내려와 앉은 사람. 싱그러운 아침이슬처럼, 은하수에 살던 별빛이 지상으로 내려 온 사람. 아! 세상에 어여쁘단 말은 이런 말이었나 보다.
장좌도의 윤우, 새하얀 달빛은 밤의 어둠을 새하얗게 비추고 있었다. 그 새하얀 달빛 한줄기는 어두워서 한 사람의 윤곽만을 고요히 드러내고 있었는데, 몇 시각동안 조금도 미동이 없는 그림자는 얼핏 보기에도 신념이 가득찬 바위덩어리 같았다. 간간히 불어오는 찬 밤바람에 흔들리는 옷자락과 머리칼.
달빛이여! 지금 나의 말에 사랑을 듬뿍 실어 그녀에게 보내 주소서!
이영 낭자!
지금, 내 눈이 보고 있는 모든 것들엔 당신의 영혼으로 가득 차 있고, 나의 영혼은 당신의 모든 것으로 가득 차 있소! 금생에 단 한 번 본 모습은 백년을 봐왔던 것처럼 오래된 것 같고 초면에 건넨 말은 천년이 지날지라도 내 가슴 속에 남아 있으니, 아! 당신은 하늘이 주신 나의 배필.
천도 복숭아를  머금은 듯한 당신의 입술의 한마디 한마디는 천둥소리처럼 내 가슴에서 울리고 있다오!
그러니, 내 생은 당신만을 그리워합니다.
그때... 주도의 이영 또한 밤하늘의 달빛을 바라보며 말하길...
상공이시여!
저는 당신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느끼고 있어요. 따스하고 부드러운 당신의 목소리! 당신은 저 버릴 수 없는 사람이여요.
당신의 음성은 저의 심장을 헤집으며 가슴을 뚫고서 살을 파고 들어와 제 영혼을 진동시키고 있어요.
당신의 음성이 제 영혼의 소리와 합해지는 지금 이순간엔 격랑의 소용돌이로 휘몰아쳐 이 밤을 결코, 잠 못 들게 하여요. 이 합일되는 사랑의 진동은 너무나 깊어서, 이 사랑의 파장은 너무나 강렬해서 제 여린 가슴은 이 밤을 눈감고 보낼 수가 없어요.
윤우와 이영의 사랑은 푸른 달빛 속에서 춤추는 한 쌍의 나비처럼 아름다웠다.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이라면 하나같이 선남선녀라 축복을  내렸겠지만, 오호통재라!
하늘의 제사를 담당하는 신녀(神女)의 몸이었던 이영은 어느 누구와도 결혼 할 수가 없는 몸. 사람들의 눈을 피해야하는 슬픈 사랑이었다.
한편 신라 조정에선 장보고에게 병졸 만 인(萬人)을 보낼 것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병졸 만인이란 숫자의 의미는 장보고에게 병권을 주었다는 것으로 이는 장보고가 개인 자격이 아닌 신라의 외교을 통제하던 당나라 치청절도사 소속의 대사 자격으로 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책봉국이던 신라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장보고에게 병권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장보고에게 병권이 넘어오자 청해진은 그 위용을 더욱 굳건해져 가고 있었다.
청해진이 융성해가자 장보고는 대중국 무역의 핵심이 되는 산동반도 청주의 치청절도사를 더욱 강화하기로 마음 먹고, 자신의 오른팔인 윤우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윤우를 불러 "그대가 치청절도사를 맡아주어야겠다!"
그 말에 이영과 헤어지기가 몹시 아쉬웠던 윤우는 "저는 장군의 곁에 있어야 합니다. 장군을 지키게 해주소서!"
"그대가 가야한다. 그대가... 2년만 다녀온다면 우리는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
"장군, 그렇다면 원컨데 제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을 땐, 제가 사랑하는 이와 어디든 떠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윤우의 말에 잠시 골몰한 장보고는 "그래, 좋다!"떄 
그렇게 청해진을 떠나기로 한 윤우는 그날 밤 이영을 만났다. 윤우의 말을 전해들은 이영은 전날 불길한 꿈을 상기하며 "상공? 가지 마시여요. 매우 불길합니다"
그러자 윤우는 "걱정마오. 당신이 달빛을 보고 나를 추억할 때 당신이 서쪽하늘을 향해 나를 꿈꿀 때면 내가 왜, 소생하지 못하겠소! 난, 그때마다 소생하리라!"
"당신은 나의 햇살, 나에게로 내려오는 순간, 난 단 한순간의 반짝임처럼 일어나리라!"
윤우를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안 이영은 "아아! 그렇다면 장군? 약속 하나 해주셔요"
(2월  특집판에 최종회)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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