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노벨상 파블로 '우편배달부' 최종

너는 나의 붉은 심장!

  • 김형진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6.12.02 13:07
  • 수정 2016.12.02 13:0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리오가 녹음해 놓은 소리를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파블로!
녹음기에서는 마리오 스스로 시를 지었음을 밝힌다. 하지만 창피하다며 녹음기에는 담지 않고 대신 군중 앞에서 시를 읽게 되었다고.
시 제목은 '파블로 네루다님께 바치는 노래'

내용은 바다에 관한 내용이지만,  분명 네루다에게 바치는 시라고 말하는데, 네루다는 마리오와 함께 대화를 나누던 해변을 거닐며 그를 회상한다. 마리오는 자신의 아들인 파블리토의 심장소리가 이 섬의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는데, 아버지가 생각하는 아들의 심장소리는 어떠했을까?

네가 웃으면 말야. 정말, 한 마리 나비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내 마음 속으로 날아오는 것 같아.
그러면 나도 그 웃음을 따라 한 마리 나비 되어 너의 붉은심장 속으로 들어가지. 너의 붉은심장 속으로 힘차게 날개를 펄럭거리며 들어가.
그 수줍게 흐르는 젖줄기를 지나 그 뜨겁게 끓어오르는 핏줄기에 젖어 팔딱거리는 붉은심장의 고동소리를 매만지며 신비롭기만한 너의 생명 속으로 들어가.
저, 해질녘의 붉은 노을은 너의 붉은심장! 지금 저 노을은 너의 붉은 맥박이 뛰고 있는 거야!
너의 맥박을 따라 내 심장도 쿵쾅쿵쾅! 아, 눈물이 날 것 같은 너의 맥박은 저 푸른 수평선을 허물며 영원히 날고 있는 파도처럼, 그 파도를 가르는 돛대처럼, 그 돛대를 이끄는 푸른 바람처럼 노래해!
너의 붉은심장은 나에게 말하지.
수정 같은 폭포소리로 세상을 울리는 환희의 메아리로.
너의 가슴은 자유를 위한 환희의 날개를 달고 날아올라 나의 신경과 모세혈관을 건드리며 온세포로 퍼졌다가 내 영혼의 불꽃을 감싸듯 날 사랑으로 어루만지고 있어.
내가 널 사랑하고 있으며, 너는 곧 사랑으로써 존재하며 그 사랑은 전 우주를 진동시키고 깨우고 있는거야.
아아,
너는 나의 붉은심장.

마지막 엔딩은 바닷가의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마리오와의 짧았던 만남을 회상하는 씬이다.
한 훌륭한 시인이자 한 정다운 친구를 잃어버린 네루다의 허전함이 묻어나는 씬, 그리고 네루다의 <마리오를 위한 시>를 띄워 보내며 끝이 난다.

 "내가 그 나이였을 때 시가 날 찾아왔다. 난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그것이 겨울이었는지 강이었는지 언제 어떻게인지 난 모른다."
"그건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니고 책으로 읽은 것도 아니고 침묵도 아니다. 내가 헤매고 다니던 길거리에서 밤의 한 자락에서 뜻하지 않은 타인에게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고독한 귀로길에서 그 곳에서 나의 마음이 움직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