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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2016 완도항

스토리텔링

  • 김형진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6.11.25 11:00
  • 수정 2016.11.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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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꿈꾸게 만든 것은 저 별빛이었을까? 별이 빛나는 밤에 캔버스는 초라한 돛단배처럼 어딘가로 나를 태워 갈 것 같기도 한데... 테오, 나의 영혼이 물감처럼 하늘로 번져갈 수 있을까? 트왈라잇 블루. 푸른 대기를 뚫고 별 하나가 또 나오고 있구나!
별을 사랑했던 남자. 불멸의 화가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지구가 끝나는 날까지 사라지지 않을 불멸의 명작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태어났다.

아름다운 당신, 이 밤에 머해?
심심해요! 그래? 그럼, 우리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으로 떠나볼까?
에잉, 피이! 어떻게! 무슨 수로??
하하, 나에겐 말야! 하늘을 나는 내 마음의 주단이 있거든! 세상 가장 빛나는 비단으로 주단을 짜고 세상 가장 아름다운 꽃잎들을 깔아 당신의 발 밑에 놓을께.
자, 이제 눈을 감아요. 내 손을 잡고!
난, 당신의 허리를 번개처럼 낚아 채 날아갈거다. 저 하늘 저 별빛 속으로...
눈을 떠. 어때? 별빛 찬란하지?
우리도 고흐처럼 저 하늘에 불후의 명화를 한 번 남겨 볼까? 오카이? 콜!
콜이라고? 좋았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밤하늘은 당신의 머리결을 닮은 짙은 남색과 검은색 물감을 한데 섞어 밤하늘에 투망하듯 휙 뿌리는거야. 그 물감엔 목란 이슬의 투명함과 가을 국화의 온유함을 듬뿍 넣고 말야.
짜잔! 먹청색의 바다와 하늘 완성.
지금 밤하늘엔 목란 이슬의 싱그러움과  국화의 온유한 향기가 진동하는군.
그건 당신의 향기이기도 해. 물감을 뿌릴 때, 당신의 싱그러운 머리결 한 줌을 몰래 넣었거든! 음... 다음은 내 영혼의 어둠까지 이해하는 보라빛 향기와 가뜩이나 추워져가는 날에 온기를 지펴 온세상이 행복해지도록 레드와인의 색감을 뿌리는거야.
가로등 불빛을 머금고 출렁거리는 저 불빛들 좀 봐. 밤바다 속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잖아..

자 이제, 하일라이트!
밤하늘에 별빛을 찍을 시간이야. 당신은 팔레트에 엘로그린에 블루 회색을 섞어.
나는 그 색감 속에 당신의 숨결을 불어 넣을테니까!
아... 나는 모든 별빛 중, 당신이란 별빛을 가장 사랑한다. 그곳엔 감미로운 순결과 온화한 기쁨이 넘쳐나고 나를 인도하는 영혼의 연가가 흐르지. 나의 온 몸이 느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당신의 눈빛에 내 심장은 언제나 언제까지나 파닥거리며 별빛이 터지는 소리로 가득할꺼야.
아, 저 하늘. 별이 빛나고 있어!
별빛 찬란한 이 밤, 불꽃처럼 타오르는 꽃들을 껴안고 보랏빛 안개 속에서 휘도는 별이 빛나는 밤에.

우와, 이렇게 밤하늘을 모두 칠했어.
완성이야! 완성.
우리의 명화가 탄생된거라구!
아아!
빈센트(고흐)의 청자빛 눈매가 우릴 보고 환하게 웃는다.
빈센트!
고독으로 부들부들 떨다가 발작을 일으켜 분열되는 환청과 환시에 뿌리치는 케가 보이고 흐느끼는 슬픔의 시엔이 보이며 옹알거리는 빌렘의 유모차가 보이다가 칼을 들고 대드는 괴물에 쫓겨 비명을 지르다 잠이 든다. 그러다 별이 총총히 빛나던 밤에 깨어나 화필을 들어 아름다운 영혼의 그리움을 그려낸, 오‘별이 빛나는 밤’
빈센트, 당신의 사랑은 진실했어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에게 그 영혼을 빼앗긴 당신은 별빛 찬란했던 그 밤, 아무런 희망도 남지 않았을 때 사랑을 그렸죠.

별빛 찬란한 이 밤.
난, 이 밤의 문을 닫고, 나의 꿈을 닫고, 사랑이여! 나의 별빛과 함께 당신의 눈망울 속으로 들어가리라!
맑고 맑은 푸른밤, 우리만을 비춰주는 달빛을 맞으며 매혹적인 별빛향기가 이 세상에 가득 차 오르면 난, 그윽하게 당신을 안고서 저 클라리넷 흐르는 밤물결 따라 온유한 바람같은 브람스 곡에 맞춰 따다단~  따따단~ 따라다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