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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넷, 다섯! 뭐가 다섯이게~요?

[세상을 만드는 손]다섯둥이 정경숙 씨의 손

  • 한정화 기자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1.11 14:11
  • 수정 2016.11.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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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보는 것 말고 눈 앞에서는 처음 봤다. 둘도 셋도 넷도 아닌 다섯 아이의 엄마! 그 이름은 정!경!숙! 8, 6, 4, 3, 네 아이들의 나이다. 둘째만 딸이고 셋은 아들. ‘별아’는 5개월째 엄마 뱃속에서 가족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다섯째 막내의 태명.

상상이 안 된다.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울고 웃고 떠들고 어지르고 쏟고 엎고 뛰고…. 대체 어떻게 키웠을까. 그런데 경숙 씨는 지친 표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오히려 뭐 할 일 없나 찾아나설 기세처럼 활기 넘치고 밝은 표정이었다.

결혼한 지 8년째. 결혼 기간의 절반은 남편과 떨어져 살았는데 결혼 기간 내내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 중이라며 웃었다.

슈퍼맨에게도 각본상 위기가 있듯 슈퍼우먼 경숙 씨도 힘든 게 있다. 첫아이가 14개월 되던 어린이날. 아이가 베란다에서 엄마 아빠랑 함께 놀러가는 또래들의 모습을 내다보면서 “나는 아빠 없어?” 라고 물었을 때……. 해경으로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남편이 곁에 없을 때가 많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 생일이나 어린이 날 같은 기념일, 아픈 날이나 심지어는 출산일도 혼자였을 때가 있었다. 직업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100% 이해하지만 마음이 서운한 것 또한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다.

도시에서 살다 온 경숙 씨는 이제 완도 사는 게 자랑스럽다. 어딜 가나 “완도 살아요” 하면 “와! 좋은 데 사네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단다. 완도에 살면서 얻은 또 한 가지 덤으로 시력이 좋아졌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문 열고 나서면 바다를 보고 하늘을 볼 수 있는 완도에 살면서 세상을 보는 눈도 확 트이면 좋겠다. 경숙 씨가 바라는 세상은 아이들 키우기 무섭지 않은 세상이다. 눈만 뜨면 사건 사고로 들썩이는 세상에서는 아이 키우기가 무섭다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그의 막내 별아가 맞게 될 세상은 자고 일어나면 환하고 밝은 소식들이 넘치는 세상이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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