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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자(文盲者)

  • 마광남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7.25 17:31
  • 수정 2016.07.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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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남(장보고연구회 전 이사장)

문맹자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다문화 가족들을 포함해 대략 200만이 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한다. 다문화 가족들이야 그렇다고 치자. 나머지 사람들이 공부하기 싫어서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배고픔을 해결하려고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분들이 그렇게 어렵게 살면서 오늘에 우리나라를 만든 장본인들이다. 그래서 요즘 나라에서나 뜻이 있는 단체 등에서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우리글을 가르치고 있다. 거기에서 공부를 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쓰고 버스의 행선지를 읽고 시도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늦었지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다. TV를 보거나 신문을 보면 분명 우리 글로 써져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모른다. 뒤 늦게나마 어렵게 우리글을 익혔는데 또다시 현대판 문맹자가 된 것이다.

중학을 나왔고 고등 교육을 받았다고 그 뜻을 다 알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체 국민이 현대판 문맹자가 된 것을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가? 나 모르겠다고 날마다 대중매체들은 새로운 말을 쏟아 낸다. 아마도 많이 배운 사람들은 누가 못 배우게 하더냐고 말할 것이다. 신문이나 TV를 두고 대중매체라고 하는데 이건 잘 못된 것이다.

국민의 절반 정도가 보고도 뜻을 모르는데 대중매체라고, 아니지요 이건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요 많이 배웠다고, 내가 최고라고 생각한, 아니 착각 속에서 살고 있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그러면서 세계화를 외친다. 왜 우리는 세께 속으로 꼭 들어가야 하는가? 세계가 우리 속으로 들어오게 하면 누가 뭐라고 하는가 묻고 싶다. 영어를 배척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무슨 근성이 있어 꼭 남에 것만을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36년이 모자라서인가? 누가 대답 좀 해보세요. 언젠가 말만 있고 글이 없는 나라의 말을 어느 나라 글로도 적을 수가 없었는데 우리글만은 적을 수가 있었다고 떠들어 댔다. 그래서인가 한글날만 되면 우리글이 과학적으로 만들어져서 세계 최고라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들 대답 좀 해보세요. 자기들의 문화를 세계 최고로 만들려고 부단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가, 한 예만 들어보자. NH는 농협을 영문으로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 놓고선 NH농협이라고 부른다. 나는 많이 배우지 못해서 잘은 모르지만 최소한 내 것은 내가 지키고 보전해야 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많이 배운 사람들은 남에 것 따라가느라 참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많이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리 글 시험을 한번 치러 보았으면 몇 점이나 받을까? 다 같이 고민해야 할 일이다. 행여 시대착오란 말씀들은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