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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모정)

  • 김영채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7.18 13:42
  • 수정 2016.07.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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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모정)
                            김영채


동산의 소나무 위 달은 높은데
그때다
드디어 골목길을 올라오는
낯익은 발자욱소리

열어둔 사립문 밀고
한 손에 호미들고 매꼬리 인 어무니
적삼은 흰 소금꽃이 피었네
땀 절어 버무른 젖무덤 시금한 물향기

벌린 두 팔에 안긴 어미는
아들을 품었다
˝늦었제˝
˝엄마˝

마당 평상 위에
떠다 마시고 남은 물바가지 안에
달이 떠 있다
별들은 모두 달빛 뒤로 숨어버리고

개들도 짖지 않은
그윽히 고요한 밤 마당에는
엄마 하고
달 하고
다해서
셋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