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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문화 사회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7.18 11:11
  • 수정 2016.07.2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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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헬로완도협동조합 이사장)

1963년부터 1980년까지 실업문제 해소와 외화획득을 위해 대한민국이 독일에 파견했던 광부와 간호사의 이야기를 우리는 기억한다. 2014년 개봉해 천만관객이 관람한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잠깐이지만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제대로 된 일자리 하나 찾기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먼 이국땅에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개인적으로 악착을 떨며 고통을 이겨냈겠지만, 그들을 떠나보낸 가난한 가정뿐 아니라 가난한 조국에게는 그 노동의 대가가 단비였다.

대한민국은 광부와 간호사의 파독 이후에도 오랜 기간 원양선원 송출의 역사를 이어왔고, 그 기반은 한국 경제 발전의 주요 원동력이 됐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역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들고 그들 없이는 대한민국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주여성들이 정착해 가고 있어 앞으로는 지역사회의 다수를 차지 할 개연성도 높다. 이런 추세는 완도도 예외가 아니며 다문화사회로의 진행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다문화현상을 수용할 준비를 못한 채 상황에 떠밀려가고 있는 듯 보이며 이런 흐름은 문화적 괴리를 확산시킬 수밖에 없다.

1993년에 새뮤얼 헌팅턴이 제기한 ‘문명충돌 이론’은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점, 마찰과 대립에 의한 갈등이 향후 21세기 주요한 분쟁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헌팅턴의 견해를 전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문화와 문명의 차이에 의한 갈등은 지역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런 갈등은 융합이나 공생이 가능할 때의 기회비용에 경제적, 사회적으로 갈등 수습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

급속한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에 대비한 빠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 이주 여성들에게 한국문화를 빨리 배우고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일방적 소통이 아닌 쌍방향의 소통이 되기 위해서는 이주여성들의 모국에 대한 문화를 지역사회가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과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저녁이 되면 삼삼오오 모여서 와이파이존을 찾아 헤매거나 와이파이존 주변에서 서성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며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우리의 경제적 상황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어서는 안 될 상황이고 함께 공생해야 한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와이파이가 설치된 쉼터가 제공되어져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라고 안내 푯말과 밝은 조명이 제공된다면 불안해하는 주민도 자국의 가족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서 밤거리를 헤매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도 모두 만족스러울 것이란 상상을 해 본다.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준비는 상대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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