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완도털보네 송종현 씨

  • 위대한 기자 zunjo@naver.com
  • 입력 2016.06.30 00:38
  • 수정 2016.07.04 11:1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야! 오메 아픈거, 벌에 쏘여 부렀네” 털보가 소리친다. 선량한 농부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완도로 귀농해 7년째 농부로 살고 있는 송종현(48) 씨는 완도털보로 통한다. 운영하는 농장의 상호가 완도털보이기도 하지만 서른다섯부터 기른 수염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나이보다 나이든 사람으로 오해받아 십년도 넘게 차이나는 어른들이 “어르신 이쪽에 앉으세요”하며 대접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자주 일어난다.

송 씨는 현재 완도읍에서 살고 있지만 망석리와 삼두리 그리고 대문리에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얼마 전 대문리에 있는 논에 모내기도 끝냈다. 그는 기계고치는 기술이 좋아 각 마을 주민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부품을 교환할 정도가 아닌 경우라면 예초기부터 크고 작은 농기계 수리까지 바쁜 농번기 주민들의 시간과 수리비를 아껴주기 때문이다.

유월 중순인데 송 씨의 망석리 매실농장에선 때늦은 매실 수확이 한창이다. 다른 사람들은 덜 익은 매실을 수확하지만 송 씨는 일부러 매실을 익혀 수확한다. 노랗게 잘 익은 매실들은 복숭아처럼 달콤한 향을 풍긴다. 땅에 떨어진 매실도 주워 깨끗이 닦아 담으며 “내 새끼”라고 부르는 송 씨의 모습에서 농작물을 자식처럼 키우는 농부의 마음이 전해온다.

이렇게 수확한 매실 열매로 송 씨는 자신이 개발한 비법으로 매실 엑기스를 만든다. 판매도 걱정 없다. 그동안 완도털보네 농장에서 농산물을 사갔던 고객들이 매년 다시 주문해주기 때문이다.

매화나무 양 옆으로 표고버섯 재배목이 많다. 수년 전부터 버섯을 재배해 도시 소비자들에게 판매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재배기술이 좋아 주변 사람들이 배우러 올 정도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본인이 알고 있는 재배기술을 모두 알려준다고 한다.

이틀 후 대문리에서 만감류를 재배하는 하우스 안에서 마늘 종자를 선별하는 송 씨와 다시 만났다. 완도에 정착하기까지 자신을 많이 이끌어 준 최영숙 씨 이야기를 했다. 대문리 갯바람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영숙 씨가 자신의 멘토이며 “최 씨가 먼저 귀농해 겪은 시행착오에 대한 조언과 새로운 것을 먼저 공부할 수 있도록 안내해줘 귀농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해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무기농산물 홍보 마케팅에 나서기도 하는 완도털보네 농장 송 씨는 도시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좋은 농산물을 공급해 주부들에게 신뢰를 쌓는 노력을 꾸준히 한 결과이다. 얼마 전에는 서울에서 인연을 맺은 소비자들이 완도털보네 농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하고 깨끗한 친환경 농산물 재배현장을 견학하며 서로 소통하는 기회도 가졌다고 한다.

송 씨는 그들과 소통하며 도시 소비자들의 소비성향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자신의 경영에 큰 도움을 된다고 한다. 농산물 포장부터 새로운 농사법 구상까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말은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메모한다.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송 씨는 앞으로 밀고 나가야할 주력사업도 이미 정했다고 한다. 누군가 귀농준비에 관해 물어온다면 그는 “남들 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 주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단다. 또한 농촌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말하는 완도털보 송 씨는 막연한 귀농으로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계획을 잘 세워 새로운 환경에서 모두가 더불어 즐거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전한다. /위대한 기자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