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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기차여행을 하고 싶은데...

  • 이승창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6.29 16:30
  • 수정 2016.07.0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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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창(완도군어촌민속전시관 관장)

지난해 어깨관절을 심하게 다쳐 서울에서 수술을 하게 되었다. 수술 이후 상태를 점검하고 회복을 위한 치료를 위해 주기적으로 서울을 오가야만 했다. 교통수단으로 완도에서 서울을 하루에 네 번 오가는 고속버스를 먼저 떠올렸는데, 아쉽게도 당일 왕복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여 포기하고 말았다.

대안으로 생각한 교통편이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완도에서 나주까지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고, 나주에서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서울 용산역까지 가는 방법을 택했다. 편도 이용시간이 고속버스는 다섯 시간 반 정도인 반면 고속철도는 세 시간 반 정도면 가능했다. 아침에 출발해서 서울에서 치료를 받고 당일에 완도로 되돌아 올 수 있을 정도로 시간 활용에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17일에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2016∼2025년)'을 철도산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이 계획은 오는 2025년까지 전국을 단일생활권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시속 200㎞ 이상으로 달리는 ‘준고속철도망’이 전국에 구축되고, 선로 개량으로 일반철도의 속도가 빨라져 10년 안에 전국이 단일 생활권에 들 것으로 보이고, 국민 85%가 거주지에서 고속·준고속 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룻만에 전국의 어디든지 오갈 수 있는 편리한 철도교통망을 아쉽게도 완도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차역을 찾으려면 목포나 나주, 보성까지 가야만 한다. 그런데 오는 2020년이 되면 인근 해남이나 강진, 장흥에는 역이 생기게 되고 철도가 이어진다고 한다. 호남선의 종점인 목포 인근의 무안 임성에서 보성까지 82.5㎞ 구간을 약 1조 3천억원을 투자하여 새롭게 잇는 경전선 단선철도가 지난 1998년에 착공하여 오는 2020년까지 공사를 끝낼 계획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부의 예산지원이 끊겨 2007년부터 공사가 한참동안 중단되었다가 2015년에 다시 착공하여 현재 7개 전 구간에서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무안을 출발하여 영암과 해남, 강진, 장흥을 거쳐 보성까지 이어지는 경전선 철도가 개통되면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따른 남해안축 국토의 개조,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 기반 조성 및 지역개발 촉진, 운행시간과 선로연장 단축으로 철도 이용수요 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교통체계의 다양화는 완도를 오가는 외지인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일 수 있다. 관광객들이 편리한 교통망을 이용할 수 있다면 그만큼 방문의 기회가 늘어날 수 있어 관광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화물열차가 오가게 되면 도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한꺼번에 대량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완도항으로 연결되는 철도인입선을 건설하게 되면 수송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일관수송체계를 확보하여 완도항을 통한 화물이동이 편리해져 무역항의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기철도가 도입된다면 녹색 철도물류체계가 구축되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들의 통행수요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요즘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공기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국도 13호선 4차선 확장사업이 끝나 우리 지역으로의 접근교통망이 훨씬 더 좋아졌다. 광주~완도 고속도로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도로교통망은 한결 나아질 것이다. 이 정도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대량수송체계이며 편리한 교통망인 철도를 우리 지역으로 연결하는 일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지금 공사가 진행 중인 경전선 보성~임성 구간의 중간 지점인 해남이나 강진 중 한 곳을 택해서 완도까지 연결하는 지선 철도망 구축을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군민 모두의 힘을 합쳐야 한다.

건설에 따른 환경 파괴라는 일부 부작용도 있겠지만 그보다 좋은 점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게 된다. 우리 동네의 쪽빛 바닷가를 끼고 달리는 빨간색의 열차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