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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에너지 자립 섬’ "어때요?"

영원히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위해

  • 이승창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6.08 10:03
  • 수정 2016.06.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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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창(어촌민속전시관 관장)

시골생활이 도시에 비해 좋은 점은 늘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을 지내면서 신념같이 굳건한 믿음이 사라졌다. 미세 먼지 때문이다. 겨울인데도 아침에 일어나면 언제나 앞산이 희미하게 보였다. 매번 황사가 일찍 찾아와서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미세먼지였다.

황사나 미세먼지는 하늘을 뿌옇게 만들고 국경을 넘어 먼 거리까지 이동한다는 점에서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황사는 주로 3~5월에 영향을 주는데 비해 미세먼지는 일년 내내 영향을 준다. 발생과정과 특성도 차이가 많다.

황사는 중국에서 흙먼지나 모래가 강한 바람에 공중으로 떠올라 날아오는 자연현상이다. 반면 미세먼지는 가정의 난방과 취사, 자동차 운행 배기가스, 공장에서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과 건설현장에서의 날림먼지 등으로 발생한다.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는 황사보다 훨씬 작아 머리카락 크기의 약 20~30분의 1에 불과하다. 사람에게 해로운 황산염, 질산염, 중금속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밖에도 농작물과 생태계 및 산업활동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황사 때 보다 더 위험하다.

그동안 발생원인을 중국 동부지역의 활발한 산업활동으로 배출된 미세먼지들이 바람을 타고 서해를 건너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보다 더 큰 원인이 있으며, 공기의 질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제는 건강의 섬 완도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비록 산업경쟁력은 도시에 비해 뒤떨어졌지만 깨끗한 자연환경은 경쟁력 있는 큰 자산이었다. 그런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손을 놓고 한숨만을 쉬고 있을 순 없다. 군민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 실천해야할 때다.

정부에서는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 씨앗으로 ‘탄소 제로 섬(Carbon Free Island)’과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을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자립 섬’은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기반을 둔 에너지 소비를 줄여 에너지 자립도 향상을 목표로 하는 섬이다.

우리 완도도 정부정책에 발 맞추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주민의 수가 많지 않아 전력소비량이 비교적 적은 섬부터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만큼은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어 쓸 수 있는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 같다.

앞서가고 있는 다른 지역의 경우를 보면 발전시설을 기존의 디젤발전에서 벗어나 햇빛을 이용한 태양광이나 바람을 활용한 풍력발전 등 ‘무공해 융복합 발전시스템’으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또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을 도입해 섬의 에너지 소비도 효율화하면서 이를 관광자원화하고 있다.

에너지 자립섬 섬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무분별한 태양광과 풍력 발전단지사업 추진으로 인하여 생기는 피해사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또,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해당 지역의 주민 건강과 생활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대책을 완벽하게 세우자는 것이다.

공기의 질이 위험수준에 도달할 정도로 심각하게 악화되어 있는데도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순 없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건강의 섬 완도, 에너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는 완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실천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지금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