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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 울릉도·독도 답사기①

  • 박인철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5.26 02:28
  • 수정 2016.05.3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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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답지 않은 무더위가 일찍 찾아 온 5월 중순, 독도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의회사무과 공무원 2명과 함께 부푼 기대를 안고 완도를 출발해 울릉도로 향했다. 독도아카데미는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국민적 관심사가 고조되고 있는 독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현장을 직접 방문함으로서 국토사랑의 마음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울릉군에서 주관하여 주기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제225기로 전국 120여명의 공무원들과 2박3일의 일정을 함께 했다. 답사기에서는 주요 답사지에 대한 필자의 느낌과 일반현황, 우수사례, 우리가 배워야 할 항목들을 중심으로 기술해 보고자 한다.

신비의 섬, 울릉도

독도에 입도하기 위해서는 경북 포항이나 울진 죽변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울릉도에 도착한 후 다시 배를 갈아타야만 독도에 갈 수 있는데 우리 일행은 포항에서 여객선에 승선하여 3시간 20여분을 달려 울릉도에 도착했다.

울릉도! 독도를 품고 있는 모(母)섬으로 포항에서 217km 떨어져 있고, 섬의 크기는 전국 섬 중에서 9번째로 큰 섬이다. 인구는 10,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구수는 완도의 1/5, 크기는 완도가 7번째이니 우리 완도보다 훨씬 작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목적지인 울릉도 도동항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하자 900여명의 승객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유리창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았더니 영화에서나 보았음직한 거대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섬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 정상에서부터 검은 바위가 수직으로 바다로 내리 뻗고, 바위와 바위 사이가 갈라져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 냈다. 그 사이를 검푸른 파도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서지기를 반복하고, 군데군데에 해안 동굴들이 검은 입을 벌리고 섰으며 절벽 비탈면과 육지에는 기묘하게 뿌리를 내리고 서있는 향나무와 박달나무, 이름 모를 풀과 나무들로 뒤덮여 마치 원시정글을 방불케 했다.

처음 만나는 울릉도의 모습을 넋을 놓고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한마디로 검고 신비한 섬이었다. 우리 완도는 부드럽고 섬세한 여성미에 가깝다면 울릉도는 다듬어지지 않고 거칠고 투박한 남성적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울릉도는 이 같은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에 매진하고 있다. 연간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80만 명에 달한다. 뱃길 3시간, 값비싼 경비, 기상에 따라 1-2일 연장숙박 등 육지와 비교 한다면 열악한 여건이지만 나름 최상의 서비스와 친절, 잘 정비된 관광안내 시스템과 교통체계, 같은 업종에 종사하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인정해주는 윈윈 전략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저동항·나리분지 육로 탐방

도동항을 지나 울릉도 제2의 관문 저동항에서 1박을 보냈다.

저동항은 동해 어업전진기지로 지난 1962년 국가재건회의 의장인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 재건회의 의장 자격으로 울릉도를 방문했고 선박을 저동항에 접안하던 중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 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저동항은 어업전지기지로 지정됐고, 각종 기반시설 확충 사업 등이 대대적으로 추진됐다. 마을 앞 해안을 따라 매립이 이루어지고 물량장이 확충되었으며, 거센 파도를 이겨내기 위해 파제제 및 방파제를 축조하여 선박과 마을의 안전을 도모했다. 이러한 공로를 기리기 위해 저동주민들은 뜻을 모아 관해정에 “육군대장박정희장군순찰기공비”를 건립 그 공을 기리고 있다. 요즘 들어 호남차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부럽기도 했지만 씁쓸한 심정을 감출수가 없었다.

방문 이틀째인 오전에는 해안 순환 도로를 따라 서면과 북면의 주요 관광지를 답사했다.

울릉읍에서부터 서면, 북면까지 아름다운 해안선위로 순환도로를 조성했고 낙석지대에는 방지용 터널을 시설하여 안전을 도모했다. 우리지역에서는 상상도 못할 시설 등이 10,000여명이 거주하는 울릉도에서는 진행되고 있음에 입이 떡 벌어진다.

해안선을 따라서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아름다운 바위와 숲들이 펼쳐지고 해설하는 관광버스기사의 목청소리가 더욱 높아진다. 거북바위 및 향나무 자생지, 버섯바위, 노인봉, 코끼리바위, 송곳봉, 예림원, 관음도, 연도교 등을 돌아보고 화산분지인 나리 분지로 향한다. 온 세상이 바다와 절벽만 있을 줄 알았더니 산중 한복판에 너른 평야지대가 펼쳐지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나리 분지는 전국에서 눈이 가장 많이 오는 지역이란다. 우리 일행이 방문 했을 때도 산기슭에 잔설이 보였다. 눈이 많아서 그에 적응할 수 있는 가옥을 건립했는데 너와집과 이중 초가집이다. 아쉽게도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이른 점심인 산채 비빔밥만 먹고 자세한 안내도 받지 못하고 돌아서야했다. 나리분지의 기후, 주민의 생활상등을 안내하는 자료나 프로그램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