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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와 장보고축제

박남수(편집국장)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6.05.12 13:01
  • 수정 2016.05.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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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4일 완도군 공설운동장에서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장보고수산물축제 첫날 프로그램인 읍면대항 한마음 체육대회 입장식 때 신지면 선수단의 맨 앞에 미모의 여성 2명이 비키니 차림으로 전복과 광어 마스코트의 손을 잡고 등장한 것이다. 이날 뜻밖의 연출에 대해 대부분 관람자들은 무척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레이터 전문 모델을 적지 않은 액수의 금액을 주고 섭외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그런데 사실 이번 축제에서 미인들의 진짜 비키니(수영복) 쇼를 기대한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축제 기간에 만났던 한 지인(완도읍)은 축제추진위가 개최를 최종 확정했다는 미스코리아 광주·전남 선발대회가 왜 프로그램에서 빠졌는지 그 이유를 내게 물었다. 나 자신도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던 터라 그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 3월 29일 군청 상황실에서 열렸던 2016 장보고수산물축제 최종보고회에서 축제 추진 주무과장인 이주찬 관광정책과장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완도개최가 ‘거의 확정’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국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이번 장보고축제 때 개최되지 못했다.

추진 과정에서 무슨 불가피한 사정으로 취소됐다는 관련자의 답변을 들었지만 최종 보고 이후 1개월 동안 완도군이나 축제추진위원회 누구도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군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여느 분야의 경우처럼 행정행위도 변경(변동)이 있게 마련이다. 이를 알리고 양해를 구했어야 맞는 순서다.

불리한 사항은 '구렁이 담 넘듯'한 행정편의주의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 된다. 여기에 덧붙여 완도지역 언론의 특수한 사정도 있다.

축제 기간 내내 행사장에서 완도의 기자들을 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기자는 없고 축제를 기록하는 공무원과 축제 기획사 직원들이 동분서주 바쁘게 뛰어다녔다. 사정이 이러하니 기자들을 위한 배려도 당연히 있을 까닭이 없었다. 취재진을 위한 공간이나 주차 등은 고사하고 출입기자 명찰조차 없다. 오히려 사진 촬영하는 공무원이 ‘프레스’ 명찰을 차고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장보고축제가 정체성을 잃은지 오래 됐다는 지적대로라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도 애시당초 상당히 '이상한' 프로그램이었지만, 결국 봐야할 비키니 쇼(수영복 심사)를 보지 못하고 뜻밖의 장소에서 비키니를 보게 됐지만 이번 장보고축제도 무탈하게 끝이 났다. 다음에는 이름값 하는 더 나은 장보고축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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