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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이는 ‘내부 장기 출혈’ 의심해봐야

신경수(완도군보건의료원 원장)

  • 신경수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5.12 09:08
  • 수정 2016.05.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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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완도군보건의료원장)

지난 4월 29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한 순간에 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용인 4세 아이의 사망 사고를 방영했다.

사고는 주차되어 있던 다른 차량이 제동 장치가 풀려 뒤로 밀려 내려오며 어린이집 앞에서 귀가를 준비하던 아이를 친 것이다. 눈에 띄는 외상도 없고 움직일 수 있었던 아이는 어린이집에 있다 결국 쓰러졌다. 이후 119로 이송 중 심정지가 왔고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결국 ‘복부과다출혈’로 사망한 이야기였다.(SBS 방영 내용)

아이의 교사는 부모에게 보낸 문자에서 “외상은 없다”고 했고, 사고 당시 출동한 119 대원은 “(아이가) 몸에 힘이 들어가 있었으며 전반적으로 창백하고 눈뜨고 있는데 계속 오그라들거나 뻗치고”라고 했다.(SBS 방영 내용)

방송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아이는 사고 직후 복부의 외상을 입었지만 눈에 띄는 출혈과 골절은 없었고, 의식은 있었으며,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배 안에서 많은 출혈이 생겨 쇼크가 왔고 몸에 힘이 들어가고 창백해졌으며 병원으로 이송 중 심정지가 와 사망한 것이다.

복부에는 간, 신장, 비장, 췌장, 방광, 위장관 등 많은 장기가 있는데, 눈에 띄는 외상이 없어도 ‘복부 내부 출혈’과 ‘숨겨진 다른 장기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병원에서는 복부외상 환자들을 작은 손상의 가능성만 있어도 입원시키고 적극적으로 검사하며 관찰하게 된다.

내부 장기 출혈은 1분 1초가 ‘골든타임’이다. 일단 의심하면 한번 더 생각하고, 보게 되고, 전문가에게 의뢰하게 된다. 외상에 대해 방어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모든 기관이 약하며, 정확한 증상 표현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눈에 띄는 외상이 없더라고, 의식과 움직임이 있더라도 ‘다른 곳은 문제가 없을까?’하고 꼭 다시 의심해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