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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 지역 사회 대들보 역할 기대

강영오(완도군립도서관 사서)

  • 강영오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3.17 03:48
  • 수정 2016.03.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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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오(완도군립도서관 사서)

2012년 기준 대한민국 공공도서관 수는 약 800여 개로, 도서관 1개당 서비스 인구 수는 6만4000여명이며 이는 일본 3만9813명, 미국 3만3468명, 영국 1만3589명, 독일 1만60명과 비교하였을 때 도서관 수가 현저히 부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매우 높은 편에 속하는 한국의 교육열을 생각했을 때, 이례적으로 나타나는 도서관 부족 현상은 공공 교육 인프라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행스럽게도 2012년 ‘작은도서관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민간 영역의 도서관 설립․운영이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공공도서관이 담보하지 못했던 지역 사회의 교육 인프라 제공과 문화 교류 기회가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완도군립도서관에서 추진하는 ‘도서지역 작은도서관 조성 사업’ 역시 그와 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신지햇살작은도서관이 운영 중이며, 최근에도 소안사립학교 작은도서관과 금당 섬마을 작은도서관이 개관해 운영 중에 있다.

위와 같이 작은 섬에 조성된 도서관의 존재는 단순히 책 제공의 범위를 뛰어넘는 의미를 가진다. 인구 수가 몇 천명에 불구한 섬 지역에서 도서관은 유일한 공용 교육․문화 공간이자 지역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사랑방이며 때론 지역 쉼터의 역할을 한다.

이동의 제약이 있고 교육 기반 시설이 부족한 섬 지역에서 작은도서관의 활용성은 그 어떤 지역보다 크다. 아이들의 경우 부모 모두 생활 전선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미취학 아동의 보육이나 초․중․고교생의 교육은 다소 뒷전이 되기 쉽다. 작은도서관은 이들에게 부모이자 선생님 또 친구가 되어준다. 다양한 얼굴을 통해 선택 가능한 체험의 폭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재교육을 희망하는 고령 인구까지 포용하며 든든한 평생교육의 벗이 되어준다.

작은도서관은 지역민들의 자치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운영되는 공간인 만큼 지역민 소통과 교류의 장소이자 문화사랑방 역할도 동시에 한다. 작은도서관이 지역 공동체 문화, 풀뿌리 운동의 근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다. 작은도서관은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의 일부가 되어 운영자와 이용자라는 구분 없이 지역 주민 모두가 도서관을 함께 움직이는 경영 주체이자 시민사서가 된다.

이제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의 부재에 따른 대안적인 공간이라는 개념에 한정되지 않고 작게는 지역 사회를 뒷받침하는 민간 공공재이며 크게는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경쟁력 강화의 공간이다. 지역 사회의 자생력 확보가 부각되고 있는 지금, 작은도서관이 지역 주민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크게 성장하여 우리군 미래 발전의 묵직한 대들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