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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높지 않되 경치는 눈에 가득

완도의 산들: 조약도 삼문산(三門山) ②
이승창(완도군어촌민속전시관 관장)

  • 이승창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2.25 00:23
  • 수정 2016.02.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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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문산 정상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고금도, 신지도, 완도는 물론 상황봉까지 한눈에 보인다.
삼문산 정상에 서면 동쪽에 생일도, 평일도, 금당도와 멀리 고흥까지 보인다.
삼문산 토끼봉에서 내려다 본 남쪽 바다에 신지도, 청산도는 물론 멀리 여서도까지 보인다.
삼문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정면에 장흥 천관산이 보인다.

삼문산 이름의 유래를 “옛날 이 산 주능선 동쪽 분지인 삼개문(일명 삼감안)에서 땔감으로 쓰는 초나무나 풀이 많았다. 이것을 베어 지게에 메고 서쪽 천동 나루 방면으로 넘어오는 길이 세 갈래가 있는데, 망봉과 등거산 사이에 있는 움먹재, 망봉과 장룡산 사이의 파래밭재, 그리고 큰새밭재가 그것이다. 세 고개를 세 문(門)으로 보고 삼문산이라고 지은 것이다.”라고 ‘전남의 명산’(전라남도, 1999)이 소개하고 있다.

삼문산의 주요 봉우리는 정상인 망봉(397m)과 장용산(356m), 등거산 토끼봉(376m) 등이 있고, 건너편 당목리와 가사리 해안으로 이어지는 돌출부에는 동백나무 숲이 우거진 공고지산(336m)이 있다.

삼문산의 몇 갈래 등산로 중 관산리에서 망봉으로 올라 장용산을 지나 신선골 약수터를 거쳐 죽선리로 내려오는 코스를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망봉에서 진달래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 장용산에서 황룡사로 이어지는 코스도 있지만 주 등산로를 중심으로 코스의 대강을 소개한다.

입구의 주차장에서 포장된 길을 따라 올라가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이정표에서 곧장 산으로 올라가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전체 구간이 3.5㎞ 남짓으로 길지 않고 특별히 어려운 구간이 없기에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산행을 즐기기로 한다.

'큰담안'이라고 부르는 지점의 오르막길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헐떡이는 숨을 고르면서 산 아래를 돌아본다. 관산 간척지와 바다 건너 완도의 상황봉과 오른쪽으로 해남의 두륜산도 눈에 들어온다. 잠시 후 다시 길을 이어간다.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산을 오른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쯤 지났을 무렵 망봉과 토끼봉 전망대로 가는 중간쯤에서 이정표를 만난다. 움먹재까지는 435m로 표기되어 있다. 그곳에서 5~6분쯤 올라 움먹재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150m를 올라가면 정상인 망봉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270m를 가면 등거산 토끼봉 전망대다. 서두를 일이 없으니 풀밭에 비스듬히 누워서 준비해 간 따끈한 차를 마시면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에 몸을 내맡긴다.

움먹재에서 토끼봉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한 능선길이다. 중간에 만나는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옹리샘'으로 가는 길이다. 잠시 후 토끼봉 입구에 도착했는데 못 보던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에서 득암리 마을과 어항이 보이고, 바다 건너 신지도의 동고리 '방죽포' 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 왼쪽으로 ‘혈도’, '소등도', '갈마도' 등 무인도가 있고, 방죽포 봉우리 뒤로 '제도'와 '형도'라는 무인도가 떠있다. 모황도 뒤로는 슬로시티로 각광을 받고 있는 '청산도'가 의연하게 버티고 있다.

전망대에서 정상인 망봉으로 향했다. 망봉의 봉화대는 고금도진의 망덕산, 신지도진의 상산, 가리포진(현재의 완도) 상황봉, 장흥 천관산으로 봉화를 보냈던 지금의 중계탑과 같은 곳이다. 진달래공원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잠시 머물렀다가 장룡산으로 향하는데, 가는 길목의 등산로 오른쪽으로 상여바위를 지나게 된다.

장룡산에서는 강진 마량과 장흥 회진, 금당도 등 조약도의 동북쪽을 조망할 수 있다. 이제부터 신선골약수터까지 0.5㎞는 내리막길로 산행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조망도 없는 구간이라 발걸음이 빨라지고, 새로 설치된 계단을 내려서니 신선골 약수터에 도착했다.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석간수를 마실 수 있는 약수터가 있고,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으며, 발 아래로 죽선리가 보인다. 염소 조각상의 입에서 떨어지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산을 내려온다.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마을 안길을 따라 코끝을 스치는 유자향을 맡으면서 마을회관까지 내려오니 산행이 마무리된다. 산행 후 이 지역의 별미인 흑염소 요리를 맛보기 위해 소재지인 장용리로 향한다.

조약도 삼문산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