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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한 그루를 심는다

공공부문비정규직노조완도지회 출범에 부쳐
김성률(전교조 완도지회장)

  • 김성률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1.27 21:40
  • 수정 2016.02.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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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률(전교조 완도지회장)

 

희망 한 그루를 심는다

투명인간의 삶에서 뛰어나와

차별과 멸시, 억울과 분노를 거름으로 뿌려

오늘 공비노조완도지회의 깃발을 심는다

가라앉은 어깨를 들썩여

'차별없는 세상' 그 희망을 심는다

이 줄기가 자라고 자라

우리의 슬픔을 잘라내고

아이들이 올라 희망을 따는 세상

오늘 그 희망나무를 심는다

 

연대의 응원을 받으며

함께하는 동지들을 본다

땅에서 쫓겨나 허공에 매달린 고공농성 동지들

작업장에서 내몰려 정문 밖에 자리를 튼 노동자들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는 농민들

칼바람 드는 좁은 방에 오돌오돌 떨고 있는 이웃들

진상마저 파묻으려는 거짓세력에 의연하게 맞서는 세월호 가족들

참교육 하겠다고 1500명 해직된 이후

부끄럽지 않게 교육하겠다며 해직당한 9명 끝까지 지키겠다고

법 밖으로 쫓겨난 전교조 교사들

배고픈 가족들, 힘겨운 사람들

응답하라, 동지여!

분노하라, 세상아!

 

이제 달빛을 쪼아내고

눈빛 맑은 별들과 연대하여

아침 창문에 쏟아지는 햇살이 되리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비정규직노조를 사르리라

차별을 질끈질끈 밟고 올라

희망을 캐어 내리라

눈부시게 행동하리라

그 희망이 멀다면

캐낸 희망을 발판으로 삼아 우리가 달려가리라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별들과 연대한 우리다

못 오를 산이 어딨고

못 만들 세상이 어딨으랴

동지여, 바람이 없어 바람개비가 돌지 않는다고 낙담하지 말자

'바람이 없으면 우리가 바람이 되어 달려가자'

세상의 모든 동지여

커다랗게 맞서 나가자

눈부신 아침 창문이 있는 우리집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