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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소망 모두 이루세요

완도 토박이 어르신과 식탐 처자 봄이의 맛집 기행 ⑯ 명품 해물탕 굴떡국

  • 봄이와 어르신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1.06 21:00
  • 수정 2016.02.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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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가 신년 축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달뜬 마음으로 첫해를 맞은 해맞이 객들이 먹는 새해 첫 음식은 쫄깃한 떡에 뜨끈한 국물이 어우러진 떡국이다. 상고시대부터 신년 제사음식으로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떡국을 올리고 음복했다니 떡국의 역사가 깊다.

어르신- 이 집의 탕이나 찜도 명품이지만 점심특선으로 파는 떡국이 진국이란다. 조금만 더 끓여도 떡이 퍼지고 국물이 탁해져 맛있게 끓여내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야, 어서 먹어보렴.

봄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새해가 오길 기다리곤 했었는데 떡국을 먹으려니 또 한 살 먹는구나 싶어 심난해지네요. 나이 들어간다는 증거겠죠?

어르신- 누구는 나이 안 먹나? 까짓것 나는 2그릇 먹고 두 살 먹으련다. 간이 딱 맞는 따끈한 국물이 정말 맛있구나.

봄이- 국물이 개운하면서 깊은 맛이 나요. 떡도 어쩜 이렇게 쫄깃쫄깃 하죠? 입안에서 향긋하게 맴도는 굴의 향까지 정말 완벽해요. 떡국은 국물에 따라 맛이 좌우되잖아요. 매생이가 나오기 시작하던데 매생이 떡국도 먹어보고 싶어요.

어르신- 이 식당에서 매생이 떡국도 팔았었는데 지금은 굴떡국만 팔아 아쉽구나. 남쪽 지방은 떡국 국물로 굴을 많이 이용하는데 경상남도는 생선으로도 국물을 만들지. 충청도는 다슬기를 이용해서 국물을 만들고 전라남도는 꿩고기를 이용한 떡국이 유명하단다.

봄이- 요즘 꿩이 어디 있어요?

어르신- 꿩이 귀하다보니 닭을 사용하게 됐는데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그래서 생겼단다.

봄이- 와!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의 유래를 오늘에야 알았네요.

어르신- 조랭이떡국도 있단다. 개성지방의 떡국인데 떡이 누에고치 모양이란다. 누에고치에서 실이 풀리듯 한 해의 일이 술술 잘 풀리기를 바라는 기원이 담겨있다고 하더라.

봄이- 떡 모양에 그런 의미가 있군요. 그럼 가래떡을 썰어 만든 떡국도 의미가 있겠네요?

어르신- 지금은 떡을 어슷하게 썰지만 예전엔 엽전모양으로 동그랗게 썰었단다. 집안에 재물이 쌓여 부자 되라는 소망이 담겨있지.

봄이-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2016년에는 떡국에 담긴 소망처럼 경기가 술술 풀려서 모두들 살림살이가 나아지면 좋겠어요.

어르신- 그래. 모두들 하는 일마다 잘 풀리길 바라자꾸나.

봄이- 지난해에 맛있는 음식 먹으며 어르신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매번 소중하고 즐거웠어요.숨어있는 맛집과 한결같은 맛으로 입소문이 난 식당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마음 한편 늘 뿌듯했어요. 한 가지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식당 몇 곳을 돌아다니며 먹다보니 제 몸무게가 덩달아 늘었지만요. 올해도 열심히 완도의 맛을 소개해야죠?

어르신- 아암, 그래야지. 그동안 소개한 음식들이 끼니마다 무얼 먹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우리 입맛이 표준은 아니지만 심사숙고한 끝에 소개한 음식들이니 말이다. 새해이니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리자꾸나. 덕담을 적어왔는데 기다려보렴. 여기 있구나. 여러분 ‘새해 기쁨은 더하고 슬픔은 빼고 사랑은 곱하고 행복은 나누는 한 해’ 되세요.

봄이- 저는 병신년원숭이로 5행시를 준비했어요. '병도 없고 나쁜 일없이, 신년에는, 년중무휴로 언제나, 원하시는 모든 일들, 숭숭 시원하게,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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