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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지름길

완도군 인사의 문제와 해법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12.29 22:06
  • 수정 2015.12.3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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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들의 생활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공무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사일 것이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萬事)’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좋은 인재를 잘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뜻일 것이다.

오랜 기간 잘못된 관행과 타성에 젖은 완도군의 인사는 안으로는 조직 구성원들의 불평불만이 팽배해 조직의 화합과 안정을 저해하고 사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밖으로는 직원들의 전문성 미비 등으로 결국 피해는 주민들이 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럼에도 변화와 개선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문제들을 하루 아침에 말끔히 풀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사 때마다 끊임없이 지적받아 온 잘못된 관행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것은 행정의 기본적인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고 행정의 수혜자인 군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지금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완도군 인사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행정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책임행정을 구현하는 것이다. 더불어 공과에 따른 신상필벌의 원칙이 정해진 규정대로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사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켜 누구에게나 믿음을 줄 수 있고 그래서 예측 가능한 인사가 되어야 한다.

먼저, 행정의 안정성을 확보하여 조직 구성원들과 주민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법규에서 정한 전보제한 기한을 철저하게 지키면 된다. 그동안 완도군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불가피성을 보호막으로 삼아 원칙에서 벗어난 편파적인 인사를 해왔기 때문에 조직의 구성원들로부터 불신을 받아왔다.

둘째, 행정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직렬에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행하고 있는 승진 및 전보인사의 난맥상을 바로잡는 일이다. 잘못된 사례를 보면 사서 직이 맡아야 할 군립도서관의 관장을 일반 행정 직이 번갈아가며 맡고 있는 일이다. 또한 지난번 인사에서처럼 농업 직이 담당할 보직에 시설 직도 배치할 수 있다는 불합리한 규정을 근거로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고 배치하는 일 등이다. 이런 불합리한 인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해당 직렬과 직급에 대상 공무원이 없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렬 제도의 본래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직원들을 배치해 전문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책임행정을 구현하는 일이다. 행정의 안전성과 전문성이 제대로 확보되면 책임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구비된 것이다.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주민을 위한 친절한 자세를 갖추면서 청렴한 자세로 공복의 도리를 다한다면 그 혜택은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토대로 군민 모두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속 직원들의 공과를 분명하게 구분하여 그에 따른 신상필벌을 철저히 이행하는 일이다. 음주운전 등의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들을 관련 규정에 따라 인사조치를 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선별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또 다른 불만과 불평을 낳게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군정의 발전이나 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창의적인 행정을 펼쳐 그 혜택이 고루 돌아가게 한 공무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포상이나 인사상의 실질적인 혜택을 주어 사기를 북돋아주는 일에도 인색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모든 일에는 원칙이 있다.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 조직에서 자신들은 법규를 지키지 않으면서 주민들에게만 법을 지키라고 강요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일로 행정의 불신만을 초래할 뿐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일은 순리대로 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지름길이다. 인사도 마찬가지이다. 2016년이 그 물꼬를 트는 첫 해이기를 기대한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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