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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조차 행복한 희망 완도가 되려면

‘완도 야생화’ 연재 다음 봄에 계속됨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12.17 13:44
  • 수정 2015.12.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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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겨울은 붉은 동백꽃만 피는 건 아니다. 낮에는 해변공원이 동백으로 붉게 물들고, 밤에도 형형색색 피어난 수많은 꽃들이 주민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그런데 해변공원 나무들의 실상을 알게 되면 한없이 미안해진다.

해변공원 상록수도 낮에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뱉는다. 밤 시간은 그 반대다. 지구에 생명이 살아 숨쉬는 동안 쉼없이 반복해 온 불변의 질서다.

그러나 해변공원 나무들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물양장 밝은 가로등과 주변 상가에서 밝힌 불빛 때문에 밤 시간에도 쉼없이 일해야 한다. 이로 인해 나무들이 받는 스트레스만도 엄청나다.

그런데 요즘 나무들은 야간 경관을 위해 설치한 수많은 전구와 전선을 온몸에 칭칭 감고 얽히고 설킨 채 추운 겨울을 이겨내야 한다. 소나무(반송) 하나는 벌써 말라 죽었다. 추운 겨울 밤을 야(夜)하고 포근하게 밝히는 야간 조명의 이면에는 나무들의 깊은 슬픔과 아우성이 감춰져 있다.

자연의 1차 생산자인 식물의 아름다운 꽃을 싫어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비록 공원에서 관리되는 나무일지라도 그들의 생태적 리듬까지 배려하는 것도 결국 최종 소비자인 사람의 몫이다. 우리 완도가 ‘모두가 행복한 희망 완도’가 되려면 꽃조차 행복해야 한다. 그럴 때라야 ‘꽃보다 사람’이다. /박남수 기자

(겨울 동안 ‘완도 야생화’ 연재는 쉽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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