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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 농가들 시름 깊다

잦은 비로 수확 시기 놓치고 가격하락까지 겹쳐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12.02 21:16
  • 수정 2015.12.0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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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금면 등 완도 동부지역 유자농업이 심상치 않다.

뜻하지 않은 겨울비로 수확 시기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11월 내린 많은 비로 결국 완도농협이 수확을 일시 중단할 것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11월 마지막 주 고금면 이장들은 마을 방송을 통해 유자 따는 일을 일시 중지했다. 유자가 비에 맞을 경우 저장성과 상품성이 떨어져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시 중단의 이유다.

농가를 더 힘들게 한 것은 큰 폭의 가격 하락이다. 11월 초 2000~2400원(kg) 하던 유자 가격이 지금은 최고 1700원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완도농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300~700원 가량 떨어진 셈이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은 최근 5년 내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구나 유자를 사겠다는 상인들의 발길까지 뚝 끊겼다. 일부 농가들은 유자 수매가격 하락의 원인을 고흥의 한 유자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찾기도 한다.

청용유자법인 박종민 대표는 유자 가격이 하락한 이유를 고흥군의 변화된 상황에서 찾는다. 완도 유자도 결국 가공을 위해 고흥으로 가는데 고흥군에서 생산되는 유자의 수량이 늘어 결국 고금면 유자 수매가 어려워졌고 가격까지 하락했다는 주장이다.

완도읍 대야리 김광석 씨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 씨는 관내에서 유자 파는 것을 포기하고 광주 농산물도매시장으로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완도보다 차라리 광주 가격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김 씨는 고령의 유자 농업인들을 걱정했다.

고금면 청용리 박 대표는 “올해의 피해는 불가피하더라도 내년에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도유자가 고흥으로 가지 않고 완도에서 가공될 수 있도록 가공과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완도군이 가공 시설을 지원하고 수출 길을 개척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잦은 비 때문에 수확 적기를 놓쳐 갈수록 상품성이 떨어진데다 설상가상으로 가격 하락까지 겹쳐 유자 재배 농가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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