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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항을 마주 보는 신지도 상산(象山)

이승창(완도군어촌민속전시관 관장)

  • 이승창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10.28 22:43
  • 수정 2016.07.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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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도 상산은 완도항 건너편에 있어 완도읍 시가지를 마주하고,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으며, 바다 건너 고금도를 건너다 볼 수 있는 주변 조망이 좋은 산이다. 정상(324.1미터 높이)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약간의 오르막이 있지만 길지 않아서 쉽게 오를 수 있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따라 가다가 오른쪽 산길로 이어지는 찻길을 올라가면(900미터) 왼쪽으로 김씨 문중 선산이 보이는데, 등산로 들머리는 그 반대편 이정표가 세워진 곳에서 시작한다. 군내버스를 타면 해수욕장 입구에서 내려 영주암 방향으로 걸어 올라야 하고, 승용차로 가면 선산 입구 주차장까지 가서 주차하면 된다.

이번 산행은 출발한 들머리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들머리(김씨 문중 선산 건너편) → 갈림길 → 정상 → 중계탑 → 갈림길 → 영주암 → (찻길) → 들머리. 들머리로부터 정상까지 거리는 2.6킬로미터 오르막길이다. 들머리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 140미터쯤 걸어 올라가면 나무계단을 만난다.

나무 계단을 지나 울창한 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은 경사가 완만해서 쉽게 오를 수 있다. 계단을 지나 300~400미터쯤 더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여 산 아래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무인도인 치도가 보이고, 바다 건너 고금도와 조약도의 삼문산도 보인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생일도 백운산도 눈에 들어온다.

계속되는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가다 보면 너덜길이 나오는데, 돌들이 풀로 덮여 있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발아래를 잘 살피면서 걸어야 한다. 계속 걸어 올라가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따라 300미터쯤 올라가면 정상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송곡리 물하태 방향이다. 곧장 직진하면 산허리를 돌아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산허리를 감고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꽤 널따란 공터가 나온다. 상산의 정상이다. 오랜만에 찾은 정상은 표지석이 새롭게 세워진 것을 빼면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 표지석에는 높이가 352미터고 쓰여 있는데, 325미터를 잘못 표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도군청에서 발행하는 행정지도에는 324.1미터로 표기되어 있고,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지도의 등고선을 봐도 320미터 정도의 높이로 표시된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막힘이 없어 사방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맞은편으로 완도항과 완도읍 시가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완도와 신지도를 잇는 신지대교를 넘어 상황봉의 능선들과 심봉, 상황봉, 백운봉, 업진봉 등 주요 봉우리들이 보인다. 계속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멀리 해남의 두륜산이 아스라이 보인다. 고개를 더 돌리면 고금도가 보이는데, 신지도 송곡리와 고금도 상정리를 잇는 ‘장보고대교’의 공사 현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상정리 앞 바다에 징검다리를 놓은 것처럼 떠있는 두 개의 섬은 황도와 송도라는 무인도다.

상산을 멀리서 보면 쌍봉낙타처럼 정상 옆에 봉우리가 하나 더 있다. 실상은 그쪽이 제일 높은 곳인데 지금은 통신설비들과 산불감시 카메라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여유 공간이 없는 실정이다.

하산길은 영주암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300미터 거리의 경사가 꽤 가파른 구간이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주암에서 처음 출발했던 들머리까지 약 800미터는 내키지는 않지만 따로 만들어진 산길이 없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이 찻길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그래도 즐거움이 있다면 길 오른쪽으로 해안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남해안 최고의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신지도 상산은 짧은 구간이지만 주변 조망이 좋고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다. 산행의 운동량이 부족하다면 오른쪽으로 산동정(500미터)으로 건너가서 ‘남도 갯길 6000리’의 한 구간인 ‘명사 갯길 70리’를 따라 해수욕장이나 강독휴게소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