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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가족과 함께 송편 빚을래요"

인도네시아출신 누룰삐트리아(27) 씨 추석 맞이 다짐

  • 김영란 기자 gjinews0526@hanmail.net
  • 입력 2015.09.22 23:51
  • 수정 2015.11.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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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룰삐트리아(27) 씨 가족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고향인 누룰삐트리아(27)씨는 7년 전 남편 김근영씨를 만나 1남1녀를 두었으며 서울에서 생활하다 완도에 정착한지 올해로  3년째다. 현재 번역과 통역을 하면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극히 평범한 주부다.

우리나라 추석 명절이나 설 명절처럼 인도네시아에도 기독교,무슬림,힌두교,불교 등 종교에 따라 명절을 달리 쇤다. 무슬림을 믿는 삐트리아 씨의 경우 명절을 1년에  두 번 지낸다.

삐트리아 씨는 지난 여름에 가족들과 함께 고향인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들의 명절인 ‘이둘피트리’을 지내고 왔다. 이들피트리는 우리의 설날 명절과 비슷한 최대의 명절로 ‘다시 신성하게 처음처럼 깨끗하게 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우리처럼 명절 날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지난해에는 8월, 올해는 7월이었다.

삐트리아 씨는 “지난 7월 내 고향 ‘이둘피트리’ 기간에 친정에 다녀왔다”며 “남편도 내 고향의 명절을 정말 즐겁고 흥겨워했고 아이들 역시 내가 태어난 나라의 문화를 낯설어 하지 않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라면서 인도네시아의 명절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의 설날과 비슷한 ‘이둘피트리’전 한 달 동안은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해야 해요. 물도 마시면 안되고 어른들은 담배를 피우면 안돼요. 또 시간은 4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된다. 이를 ‘라마단’이라 해요”라며 아주 어릴적에도 당연 지켜야 하는 것이었기에 힘든 줄도 몰랐다고 했다.

또 ‘라마단’이란 ‘달’을 뜻한다. 기간은 한 달 동안 이어지고 마지막 10일간은 가장 최고로 헌신하는 시간이다. 이슬람교도들은 그 기간 사원 안에서 머무른다. 보통 27번째 되는 날을 '권능의 밤‘이라 해서 밤새워 기도한다. 라마단이 끝난 다음날 부터 '이둘피트르'라는 축제는 3일 동안 열리고 맛있는 음식과 선물을 주고 받는다.

삐트리아 씨는 “이 기간 동안 돈이 많은 사람들이 소나 염소를 사서 목을 잘라 걸어 놓고 그 고기들을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정을 나눈다. 그때는 고기를 원 없이 먹는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돈을 받으려고 줄을 서야한다. 나는 이 돈을 받아 장난감도 사고 옷을 사는데 보태기도 했다”며 어릴 적 명절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젠 한국의 명절에도 익숙해져 다가오는 추석명절이 반갑고 즐겁다고 말한다. “한국의 명절음식은 정말로 다양하고 맛있는 것들이 정말 많아 놀랐다”며 “추석에 먹는 송편은 물론이고 처음엔 생소했던 나물 종류들도 이젠 내 입맛에 딱 맞다. 이젠 나도 한국 사람이 다 됐다”며 너스레를 떨어 보인다.

삐트리아 씨는 "이번 추석에 예전 다문화센터에서 빚었던 송편을 가족들과 함께 빚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인 한국 신세대 주부가 틀림 없었다.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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