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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공공의료, ‘서비스’할 사람이 줄고 있다

신경수(완도군의료원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9.10 10:08
  • 수정 2015.11.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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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란 말이 있다. “비물질적 생산을 담당하는 모든 업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보통 사람과 사람간에 무언가를 주고받는 행위로 더 익숙하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서비스 산업은 행정, 복지, 관광, 금융, 통신, 의료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있고 다양화, 전문화 되어 종사자 수도 계속 늘어난다.

이러한 서비스 산업 중 의료는 의사, 간호사가 행하는 전문적인 행위로 공급자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는 “보통의 경제학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불확실성이 많고 공급자가 수요를 주도적으로 유발하는 특이한 산업이 의료”라고 했다.

의료시장은 공급자인 사람에 따라 수요가 창출되고 가격에 영향을 준다. 우리가 주위에서 보는 “용하다”는 병·의원이 이런 경우이다. 의사가 환자의 괴롭고 아픈 곳을 잘 낫게 하면, 그로 인해 더 많은 환자가 유인되고 자연스럽게 수입이 따라오는 것이다. 즉, 의료는 시설이나 장비보다 행위를 하는 사람이 핵심적 역할을 하는 ‘서비스’이다.

완도군 공공의료 중 의사는 12개 읍면의 1개 의료원과 11개 보건지소에 군복무를 대신하여 42명의 공중보건의가 근무한다. 간호사는 18명의 보건진료직 공무원으로 청산 모도, 생일 덕우도 등 외딴섬을 포함해 18개 보건진료소에서 제한된 진료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력이 점점 줄어들고 공백이 자주 생긴다. 전국적으로 공중보건의는 최근 5년간 매년 50~150명씩 줄어 완도에 배치되는 수도 매년 1~2명씩 줄고 있다. 대학원으로의 의사공급체계의 변화, 여학생의 증가,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의 입학 등으로 현역 대상자가 줄어 그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보건진료소 간호사는 자녀의 육아와 교육문제, 결혼생활의 어려움, 외딴섬에서 홀로 지내야 하는 두려움과 외로움, 혼자 환자를 감당해야 하는 부담감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 그런 이유들로 육지 근무를 훨씬 선호한다. 외딴섬이 많은 완도는 신규채용에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경력자 중에는 타 시군으로 전출을 희망하기도 하고, 근무환경이 좋은 인접 군으로 새로 응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자유의사를 강제할 수는 없다. 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충분히 힘들어 하는 그만큼의 가슴 아픈 이유이기 때문이다.

완도군 공공의료가 가진 문제의 핵심은 크게 2가지이다. 첫째는 의사인력이 불안정하게 공급되는 취약한 시스템이고, 둘째는 도서지역으로 구성되어 근무 기피지역이 많아 간호 인력이 자꾸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백 시 인력을 쉽게 대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의료는 ‘서비스’로 전문가가 해야 하는 특수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설개선, 장비확충, 인건비를 지원하는 물리적 지원이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한계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의 공공의료가 더 걱정되는 이유이다.

의료서비스는 사람과 사람간 아픔을 함께하는 소통이다. 의료진이 주민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진심의 대화이다. 그러나 점점 그 진심의 마음을 전달하는 소통의 ‘서비스’를 할 사람이 줄어들고 아예 오지 않으려 한다. 의료는 중단 시 주민들에게 바로 피해가 간다. ‘서비스’ 할 사람이 줄어드는 완도 공공의료에 대해 함께 깊고 넓게 고민이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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